우간다에서의 생각들

8년 만에 다시 아프리카로 간다.

이번 여행은 어떨까?
이미 30대 후반이 되어 이미 가정을 이룬 가장의 위치에서, 20명의 아웃리치 팀원들과 함께 떠나는 선교 여행이다.

이번 여행은 순종하는 여행이 되고 싶다. 내가 하고 싶은 경험을 하는 여행이 아니라 하나님이 경험하길 원하시는 것을 경험하고 오는 여행이 되길 바란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여행이 되고 싶다. 매 순간순간, 내가 어떻게 움직이길 원하시는지 하나님께 묻고, 하나님 주신 마음에 그대로 순종하기 원한다.

첫번째 미션

2018.01.23

9시에 교회에 도착했다. 이번 겨울 중 가장 추운 날씨다. 20명이 엄청난 양의 짐을 가지고 이동한다.

이 짐을 모두 우간다로 가져가기!

이번 아웃리치에서 나에게 주어진 첫 번째 미션이라 생각했다. 많은 성도분께서 어려운 생활 가운데서도 기도하며 후원해 주신 것이다. 이 소중한 물품들을 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우간다로 가져가자!

이 짐을 모두 어떻게 가지고 갔는지는 [이글]에 소개되어 있다.

엄청난 양의 짐을 가지고 이틀간의 긴 비행을 했다. 이제 겨우 우간다에 도착했는데, 아웃리치를 모두 끝낸 기분이었다.

첫번째 미션 완료!

숙소에 도착했을 때 이미 날이 밝아 있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좀 조용해진 틈을 타서 혼자 밖으로 나갔다. 우간다 캄팔라의 아침 거리를 혼자 걷다가 돌아왔다.

아ㅡ 여기가 우간다구나.

하나님 생각? 내 생각?

2018.01.24

이게 하나님 생각인가? 내 생각인가? 어떻게 그것을 알 수 있을까? 그걸 구분하는 것이 가능은 한 걸까? 아니, 그걸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긴 할까??

내 생각의 기준이 어디에 있나?

어차피 생각은 내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실행에 옮기는 것도 바로 나다. 하나님과 교제하고 있고, 내 삶(생각)의 기준을 하나님께 두려고 할 때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들을 말씀에 비추어보고 조심스럽게 행동으로 옮겨나갈 때 바로 그때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간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기도와 말씀으로 귀결되는 것인가? 기도와 말씀 + 내 삶을 비추어 돌아보기 이렇게 해 보자.

⟪1세기 교회 예배 이야기⟫를 읽고

2018.01.24

집에서 나오기 전, 책장에서 무심코 꺼내 든 책이 바로 ⟪1세기 교회 예배 이야기⟫였다. 아웃리치 기간 동안 짜투리 시간이 생기면 읽으려고 가져갔는데, 책이 너무 얇아서 우간다 가는 비행기 안에서 다 읽어 버렸다.

이 책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푸블라우스는 처음으로 예배(사실은 식사자리)에 참석하게 된다. 아무도 푸블라우스에게 신앙을 강요하지 않았다. 이미 예수님을 영접한 친구들과 함께 식사자리에 초대되었을 뿐이었다. 푸블라우스는 그 식사자리(예배)에 기꺼이 참석하고 함께 교제를 나누었다. 함께 식사를 하며(예배) 신자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고 돌아갔다. 이게 이 책 전체의 이야기다.

‘지금의 예배, 교회는 언제부터 이런 형식으로 굳어졌을까?’ 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연스러운 삶의 방식. 하지만 일반 사람들의 눈에는 전혀 자연스럽지 않게 보였던, 오히려 충격적이었던 그 삶의 방식을 통해서,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여졌을 테고 그런 사람들은 교회 공동체에 참여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때 1세기 크리스챤들의 삶의 방식은 충격적이었고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 그 자체가 바로 복음의 메세지였다.
1세기 로마는,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와 비슷했을 것 같다. 다양한 민족, 언어, 문화, 관습, 종교가 쏟아져 들어와 있었다. 신기술들도 많이 들어오고 갑작스러운 사회적 변화에 큰 이익을 보는 사람, 손해를 보는 사람이 있었다. 갖가지 종교뿐만 아니라 철학, 수사학이 유행하여 각자 자신만의 논리를 펼치며 자기식대로 삶을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이미 충분히 다양한 사상이 존재하는 곳이었지만, 크리스챤들의 삶은 이 가운데서도 아주 충격적이었다. 불필요한 인습이나 격식은 과감히 없애버렸고, 아낌없이 베풀었다. 신분의 높고 낮음을 따지지 않고 모두를 동일하게 대했다. 그 모임에 처음 온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최고의 귀빈이었다. 삶의 행동 하나하나에 뚜렷한 주관이 있었다. 그 뚜렷한 주관은 하나님의 말씀, 예수님의 말씀, 사도들의 편지&가르침에 근거한 주관이었는데, 일반 사람에게 충격을 줄 만한 주관이었다. 그 모임은 의식적이지도 않았고 신비적이지도 않았다. 단순하고 실제적이었다. ‘신에게 이래도 되나?’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소박했었다. 식사(예배) 중에 신앙 외적인 이야기도 오고 갔고, 말다툼이 일어날 정도로 논쟁이 있기도 했다. 지겨워하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 게임도 있었고 개개인의 이야기(놀라운 간증. 복음을 받아들인 이야기. 그것만 한 놀라운 간증이 또 있을까?)도 있었다. 엄격한 시간의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그 예배 자리에서 삶의 실질적인 선포(자신의 종을 해방함)가 있기도 했다. 사회적으로 아주 예민하고 찬반이 첨예하기 엇갈리는 주제(노예 해방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그 토론은 양쪽 의견이 팽팽히 맞섰고 이야기는 돌고 돌았다. 바울은 일상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문제를 다루었고 사람들은 바울의 편지로 올바른 방향을 찾아갔다. 바울은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다루는 특별한 지혜가 있었다고 한다.
성경은 삶과 동떨어진 내면세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가장 실제적인 삶의 지침서였다. 실제로 성경(바울의 편지)을 통해 토론은 생산적인 방향으로 전환되었고 각자에게 생각할 거리(묵상)를 주었다. 성경(바울의 편지)으로 인해 토론의 방향이 바뀌었다. 바울이 제시한 원칙이 맞는 원칙인지, 예외를 적용할 특수 상황은 없는지 이런 토론이 이어지기도 했다. 의식도, 사역자도, 사제도 없는 그들의 예배. 자연스러운 개개인의 생각 나눔. 자연스러운 짧고 분명한 기도. 성경 이야기. 하지만 여전히 녹록지 않은 현실의 삶.

어제 시언이가 전도는 하면 안 되는 거라고 얘기하더라. 어제부터 시언이의 그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었다. 1세기 때, 사도들은 어떻게 전도했을까? 그 전도를 당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느꼈을까? 어제 상해에서 저녁을 먹는 도중 누가 돈을 좀 달라고 했었는데 우리는 모두 외면했다. 나도 외면했다. 우리들 모두는 큰돈을 들여서 단기 선교를 가고 있고, 게다가 그때 우리 팀 식사비로 받은 돈은 밥을 다 먹고도 남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외면했다.

삥 뜯기는 기분. 강요받는 기분. 나도 여기저기 후원하는 곳들이 많이 있고, 매주 헌금도 하는데, 지금까지도 불편한 마음으로 후원하는 곳이 하나 있다. 동정심을 동반한 강압적인 분위기에 어쩔 수 없이 후원서에 싸인을 한 적이 있는데 매달 돈이 빠져나갈 때마다 삥 뜯기는 기분이다. 일반 사람들에게 전도가 이런 느낌일까? 섣불리 얘기해선 안되겠지만, 시언이가 말한 해서는 안 된다는 그런 방식의 전도에 넘어오는 사람은 그냥 맘 약한 사람들일 것 같다. 어느 정도 강한 멘탈을 가진 사름은 그냥 지나칠 거고. 그 정도로 단호하지 못한 사람은 질질 끌려오며 전도자의 얘기를 들을 것이다.

책에 나오는, 1세기에 예수님을 영접하게 된 포블라우스와 너무 다른 모습이다.

벽화를 그리면서

2018.01.26

벽화를 그리는데 아이들이 몰려온다. 손을 잡고 매달리고 난리다. 페인트도 서로 칠하겠다고 덤벼든다. 보아스라는 친구가 많이 도와줬다.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아버지가 목사님이라고 한다. 내가 아프리카 드럼(젬베)을 좋아한다니까 내일 자기 교회에 있는걸 가져오겠단다. 우간다 리듬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근데 결국 가져오지 못했다 ㅋ)

큰 벽에 조금씩 색깔이 칠해지고 있다. 멀리서 보니까 조금씩 그려지는 그림이 꽤 예쁘다. 그러고 보니, 오랜만에 머리를 쓰지 않는 육체 노동을 하는 것 같다. 아웃리치 준비하는 과정, 그리고 이곳에 온 것 덕분에 머리가 꽤 비워지는 것 같다.

그림을 그리는데 아이들이 몰려오고 자꾸 건들고 하니까 짜증이 나기도 했다. 이미 다 그려놓은 곳에 아이들이 다른 색깔을 칠해버리니까 할 일은 많아지고… 다시 생각해보면, 아이들한테 어떤 게 더 큰 기쁨이 될까? 누군가가 우리 마을에 그려놓고 간 예쁜 그림일까? 아니면, 직접 내 손으로 내가 직접 페인트를 칠한, 나와 같이 그린 그림일까? 조금씩은 이 아이들에게 직접 그림을 그리 수 있게 해 주는 건 어떨까?

마일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릴 때 살던 시골 마을보다 약간 더 낙후된 듯한 느낌이었다. 내가 이들과 이웃이 될 수 있을까? 한번 구경하고 가는, 며칠 체험하고 가는, 그런 게 아니라… 이들과 정말 삶을 나눌 수 있는,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이웃이 될 수 있을까? 우리 가족이 이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완성된 벽화의 모습은 [이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요한 2서 1:1~6

2018.01.26

“사랑은 계명을 지키는 것이다”

사랑이 뭘까? 시간이 지나면, 처음 사랑이라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밋밋해진다. 모든 것이 밋밋해진 그때, 여전히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매일매일 변함없이 살아가는 서로의 모습을 볼 때이다.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삶의 모습을 보여줄 때, 감정에 의존한 사랑이 아닌 실제로 존재하는 사랑을 볼 수 있다.

신앙에 적용해보자. 많은 시간이 지나면, 정말 밋밋해지더라. 내가 신앙이 있기는 한 걸까? 의심되기도 한다. 그러면서, 그냥 그렇게 살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계명을 지키고 있다면 그건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꼰대

2018.01.26

오늘 오전 갑자기 비가 와서 벽화 작업을 못 나가고 방에서 쉬고 있었다. 한쪽에서 몇몇 아이들이 신앙에 대해 재미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참을 듣다가 내가 뭔가 말이 하고 싶었었나 보다. 어색하게 한마디 말을 툭 던졌는데 뭔가 자연스럽지 않았다. 갑자기 내가 꼰대 짓을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력 없이 얻은 번듯한 결과는 사실은 나에게 아무것도 줄 수 없다.
그것을 상대방에게 적용해보면, 충분한 경험과 묵상의 과정 없다면 누군가가 내린 결론이나 정돈된 생각을 듣는다고 해도 그것은 그 사람에게 아무것도 주지 못한다. 사실 인생에서 배워야 할 많은 것은 누군가에게 들어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 경험하고 깨달아서 스스로 발견해야 한다. 나의 꼰대 짓이 상대방의 깨달음의 기회를 빼앗아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정말 필요로 할 때, 정말 경청하고 있고, 그 말을 받아들일 마음이 있을 때. 그때가 아니면 어떤 얘길 들어도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자꾸 얘기 하는 건 잔소리이고 꼰대 짓이다. 나도 얼마나 많은 꼰대같은 말을 지겨워하며 들었었나? 그런 꼰대가 되지 않도록 늘 조심하자. 지안이게도…

이민철, 노효선 선교사님과의 만남

2018.01.27

이민철, 노효선 선교사님을 만났다. 이민철 선교사님은 캄팔라의 병원에서 일하고 계셨다. 병원 관련 학사 관련 시스템을 오픈소스로 직접 만들어보고 싶어 하신다. 노효선 선교사님은 대학생 IT 교육에 큰 관심을 가지고 계셨다. 유익한 대화였다.

두 분과 대화 나누면서 우간다에 대해 알게 된 것들.

  • 인터넷 환경 캄팔라에는 인터넷이 어느 정도 보급되어 있다. 하지만 비싸다.
  • 대학교에서 IT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 교수진이 너무 열악하다.
  • 우간다 사람들은 당장 돈이 되는 일에만 관심이 있다. 공부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서비스를 개발해서 돈을 버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오늘 일당을 받을 수 있는 일만을 찾는다. 그래서 장기적은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 나가지 못한다.
  • 우간다는 젊은 나라이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IT가 필요하다.
  • 실제는 번듯한 IT 회사는 없다. 모두 외국회사다. 외국 솔루션을 사용한다.
  • 빈부 격차가 심하다. 상위 1%가 대부분의 부를 장악하고 있고, 나머지는 몹시 어렵게 살고 있다.
    (이 세계 전체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전 세계의 축소판. 세상을 변화시키는 연습을 우간다에서 해보면 어떨까?)
  • 기후가 좋다. 치안도 좋다. 영어 사용률도 높다. 아프리카에서 영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나라이다.

두 분과 얘기 나누면서도 여전히 든 생각. 나는 계속해서 필드에 있고 싶다. 계속 일하고 싶다. 죽을 때까지.

카퉁구르 교회에서의 예배

2018.01.28

주일이다.

우간다 서쪽 끝 카퉁구르라는 시골 마을에서 같이 예배를 드렸다. 12시부터 시작한 예배는 4시 반이 되어서야 끝났다. 춤추며 노래하고 기도하고 찬양하고 서로 소개하고 축복하고… 형식이 정해져 있지 않은 예배는 계속 이어졌다. 한참이 지나서야 말씀이 시작되었는데, 선교사님께서는 굉장히 열성적으로 긴 시간 동안 설교를 하셨다. 예수님께서 세리 마태를 부르시는 이야기였다. 설교 후, 오늘 처음 예수님을 영접하기 원하는 두 명이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었다.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최선을 다해서 예배하고 최선을 다해서 말씀을 전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 바로 그 한 번의 예배로, 그 한 번의 설교를 통해 예수님께 돌아오는 영혼이 있기 때문에…

먼지 날리는 들판에 천막으로 만들어진 교회에서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실 예배가 드려졌다. 지금까지 내가 드렸던 예배의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오늘 이 자리에서 천하보다 귀한 두 명의 영혼이 하나님께 돌아왔다. 최선을 다해 예배해야 할 이유이다.

나눔

2018.01.29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전쟁터와 같은 중국 기업들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일 한 줄 한 줄 코드를 짜고 있다. 중국 유통 시스템의 생태계는 필요 이상으로 첨단화되어 있다. 하지만, 이곳 우간다는 IT를 공부해도 써먹을 데가 없다. 교육 환경도 열악하지만, 실제 필드에서 함께 일을 하며 개발자들을 끌어줄 사람이 없다. 세상의 어느 곳에는 필요 이상으로 넘쳐나고 있고, 또 어느 곳에서는 아주 기본적인 수요도 채워지지 못하고 있다.

내가 하는 일이, 그저 나 혼자 잘 살기 위한 게 아니라면, 그냥 나의 실력을 높이고 싶은 1차원적인 욕심이 아니라면, 세상을 위해, 남을 위해, 조금씩 나눠가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류호선 선생님을 보며 정말 대단하신 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계속해서 작품 활동을 하면서, 후배들을 양성하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또 그들과 함께 빈민 마을에 벽화를 그리며 재능을 나누는 일을 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일 년에 한두 차례씩 우간다에 와서 짧은 프로젝트를 해 보는 건 어떨까?

여기서 만난(마주친) 사람들

  • 도착한 첫날 아침. 선교사님 숙소 아파트에서 20개월 된 여자아이 ‘지아’를 봤다. 지아네 가족은 8년째 이곳에 살고 있단다. 지안이와 이름이 비슷해서 더 친근했다. 지안이보다 훨씬 어린 아기도 여기 살고 있구나.
  • 이민철, 노효선 선교사님. 아주 열악한 환경에서 우간다에 IT 인력을 길러내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계셨다. 노효선 선교사님은 13개월, 26개월 된 아이 두 명을 기르고 계셨다. 풍분히 살만하고, 상위층은 교육 수준도 높아서 secondary school부터는 한국보다 더 수준 높은 교육을 할 수 있단다.
  • 기빙트리에서 전시회 행사를 할 때 많은 한국 분들이 오셨다. 5살~7살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들 6명이 마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놀더라.
  • 젊은 전도사 부부가 37개월 된 잠 든 아이를 안고 들어왔다. 2주간 우간다 리서치(정탐)를 하고, 평생 이곳에 살지 결정할 거란다. 근데, 우간다로 오기로 거의 마을을 굳혔단다.
  • 카퉁구르 교회에서 예배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아주 열정적으로 예배하고, 또 새롭게 예수님을 영접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선교사님 말씀으로는, 대부분이 토속신앙, 주술적인 신앙이라 하셨다. 글을 읽지 못해 성경을 보지 못하고, 말씀을 가르치는 사람도 없다. 예수님을 영접은 했지만, 어떻게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 선교사님께서 매번 아주 뜨겁게 말씀을 전하시는 이유가, 그 한 번의 설교가 그들이 제대로 된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기 때문에…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2018.02.02

그동안 아프라카에 살고 싶다고 줄곧 말해왔었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아프리카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내 취향대로 내가 원하는 것만 찾아 다니며 여행하면서 경험했던 아프리카가 전부였고, 뿌옇게 환상같은 느낌으로 아프리카에 살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 만만치 않은 아프리카의 실제 모습을 조금 더 가까이서 본 것 같다. 쉬워 보이지 않는 우간다에서의 삶. 그런 모습을 보았지만 아프리카가 더 가까워진 것 같다. 나는 왜 아프리카로 가려고 하는 걸까? 나는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 걸까? 내가 이 곳에서 이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하는 수고는 마냥 힘들지만은 않은 것 같다. 아프리카에서 사는 것이 기쁨이 되려면, 아프리카를 사랑할 수 있어야 하겠다. 그 마음이 먼저다.

돈이 삶의 질을 결정하지 않는다. 아프리카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소금을 캐며 살아가는 삶과 치열하게 뺏고 빼앗기는 기업들의 전쟁터 속에서 압박을 받으며 시간에 쫓기며 살아가는 삶. 잘 갖춰진 도시에서의 삶이 더 나은 삶이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 하더라도 행복할 수 있다. 아니, 오히려 더 행복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행복의 전제조건은 행복한 가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가족의 그늘이 되어주는 부모가 있고, 자식들은 그 부모의 사랑을 먹으면서 살아갈때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간다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온전한 가정이 없다. 남자들은 여러명의 여자들과 결혼을 하고, 여자들 또한 여러명의 남자들과 결혼을 한다. 남자들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후 또 어디론가 떠나서 다른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들은 아빠의 존재를 모른채 살아간다. 이런 가정에서 살아가는 그들에게 미래가 없다. 꿈이 없다. 그저 하루하루 살아갈 뿐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아주 일차원적인 것이다. 오늘 하루 벌어서 오늘을 사는 것. 그것이 전부이다.

중국으로 돌아오면서 이 부분에 대해 가장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그들이 꿈을 꿀 수 있을까? 어떻게 그들이 미래를 생각할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열심히 노력해서 미래를 준비하고, 일을 하고,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 나가는 것. 가장들에게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도록 일을 하고 돈을 벌 수 있게 해 주고 그것으로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가족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 그들에게도 그렇게 살 수 있는 삶의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다.

우간다는 이미 약탈당하고 있다. 중국, 케냐,남아공,,, 주번 강대국들이 우간다의 각종 산업 영역에 침투하여 그들의 기회를 빼앗아가고 있다. 다른 강대국들에게 빼앗기기 전에, 그들에게 스스로의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하고 싶은 일이 또 한가지 생겼다.

You are special

2018.02.02

아웃리치 기간동안 여러 친구들과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모두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우간다에 왔고 또 앞으로도 여전히 쉽지 않은 삶을 살아가야 한다. 각자 어떤 인생을 살고 있는지는 그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그냥 그저 그렇게 평범한 모습으로, 아무렇지 않은 모습으로 보일 뿐이다.

모두가 각자 자신의 삶의 이야기가 있겠지. 그것을 끄집어내서 드러내는 순간, 그 사람은 특별한 사람으로 인식된다.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고유한 사람. 그러면, 그 사람과 좀 더 깊은 공감대가 생기고 이해의 폭도 넓어진다. 그리고 좀 더 풍성한 교재가 시작된다.

많은 대중 중 한 명이 아니라, 유일한 인격체로 각인되는(하는) 방법.
자기 삶의 이야기를 드러내고 함께 나누는 것.

우간다를 떠나며(간증문)

중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까불거리며 놀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한데,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넘치는 열정으로 대학 시절을 보낼 때가 그리 오래전 일 같지 않은데, 벌써 37살. 난 세 식구의 가장이 되어 있었고 13년 차 직장인이 되어 있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 따라서 가볍게 살자고 다짐하며 나름대로 욕심 없이 주님 한 분만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삶은 꽉 짜인 스케줄 속에서 빠듯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런 삶에 하나님이 개입하실 틈이 있을까? 하나님이 뭐라고 말씀을 하신다고 해도 들을 수는 있을까?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다고 해도 바로 순종하며 움직일 수 있을까?

하나님이 내 삶의 주인 되시고 하나님의 인도하심 따라 순종하며 살겠다는 다짐과 선포의 의미로, 빠듯하게 돌아가는 회사 일을 2주 동안 내려놓고 적지 않은 돈을 들여서 우간다 아웃리치팀에 뒤늦게 합류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계획했던 일정을 모두 마쳤다. 아웃리치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모든 일정을 마칠 때까지 세밀하게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있었고 순간순간 주시는 은혜들이 많았다. 현장에서 위험천만했던 순간 극적으로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하신 하나님의 보호하심도 있었다. 그것들을 어찌 다 나열할 수 있을까? 모든 일정을 마친 지금,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그 시간을 통해 참된 예배자의 삶에 대해 묵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굉장히 힘든 일정이었다. 분명 순간순간 힘들어했었고, 마음 상태도 늘 즐거운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우간다를 떠나는 것을 너무 아쉬워했고 그곳에서의 일주일을 즐겁게 회상했다.

  • 우리는 특별히 깊이 있는 나눔을 하지도 못했다. 해 뜰 때부터 해질 때까지 이어지는 벽화 작업을 마치고 뒷정리 후 숙소로 돌아와 씻고 식사 준비를 해서 밥을 먹고 나면 벌써 12시를 훌쩍 넘긴 시간. 또 다음날 새벽부터 벽화 작업을 해야 했기에 나눔을 할 시간이 없었다. 그동안 들었던 생각을 한 사람씩 돌아가며 나누었던 두 번의 모임이 전부였다.

  • 기도를 많이 하지도 못했다. 순간순간 개인적인 기도 시간은 있었겠지만 다 같이 모여서 같은 제목으로 같이 기도하는 시간은 가지지 못했다.

  • 성령 충만하고 은혜 넘치는 예배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약간의 형식을 갖추어서 드렸던 개회 예배, 폐회 예배. 4시간이 넘도록 힘들게 졸면서 드렸던 세 번의 현지 예배.

  • 찬양을 많이 한 것도 아니었다. 잘 와닿지도 않는 현지 찬양을 겨우 외워서 반복적으로 불렀었다.

  • 새벽 5시부터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일정 속에서 QT도 꼬박꼬박하지 못했고, 한 명 한 명 깊이 있는 나눔도 못 했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 늘 해오던 익숙한 방식의 예배시간은 거의 없었고, 빡쎈 일정으로 그냥 쭉 달려왔었다. 하지만 나를 비롯하여 대부분 팀원들이 풍성한 무언가를 얻고 간다.

우리는 우간다에서 무엇을 했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어렵고 힘들게 벽화를 그렸고, 뜨거운 태양 아래서 갈색 먼지를 마셔가며 앞뒤 안 가리고 달려드는 어린아이들과 어린이 캠프를 했다. 그리고 사실 우리에겐 큰 은혜가 되지 않았지만, 그들이 너무 좋아하니까, 현지 찬양을 연습해서 반복적으로 불렀다. 이번 아웃리치는 100% 우간다 현지 사람들을 위한 시간이었다.

우리는 모두 쉽지 않은 삶을 살고 있지만 큰돈과 시간을 써서 우간다에 와서 100% 남을 위한 시간을 보냈다. 어쩌면 이것이 정말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참된 예배자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방식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방식이 옳다는 것을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며 “하나님 당신이 옳습니다. 하나님 당신의 방식대로 살겠습니다.“라는 고백을 직접 몸으로 보여주는 것. 하나님을 인정하고 있음을 직접 실천하는 것. 그렇게 하나님을 높이고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히 여기는 것. 흔히 말하는 예배자의 삶이란 게 혹시 이런 게 아닐까? 아웃리치 팀원 중에 아직 하나님을 믿지 않는 친구들도 있다. 그들도 똑같이 풍성한 무언가를 얻었고, 이제 예배의 자리로, 교회로 나오겠다고 스스로 고백했다. 이보다 귀한 간증, 이보다 놀라운 기적이 있을까?

우간다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1세기 교회 예배 이야기⟫란 책을 읽었었다. 아ㅡ 처음 1세기 교회에서 드려지던 예배. 지난 일주일이 그 모습에 가장 근접한 예배가 아니었을까? 지난 1월 23일 교회에서 출발할 때부터 이미 시작된 예배. 지난 열흘간의 시간은 그 전체가 예배였다.

많은 친구들이 매번 힘든 경험을 하면서도 또 류호선 선생님과 함께 아웃리치를 간다. 이번에 함께 했던 많은 친구들이 아마 내년에도 또 류호선 선생님과 함께할 것이다. 힘든 시간인 줄 알면서도 또 계속해서 함께하길 원하는 것은, 함께하는 그 시간이 참된 예배의 시간임을, 그 예배가 주는 풍성함을, 세상이 줄 수 없는 기쁨을 이미 경험했기에 계속해서 이 아웃리치에 함께 하길 원하는 것은 아닐까?

이제 또다시 녹록지 않은 우리의 삶으로 돌아간다. 우간다에서의 강렬했던 일주일을 기억하자. 하나님의 방식이 옳음을 직접 나의 삶으로 증명해가며 그렇게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히 여기는 삶을 살자. 매일매일 일용할 양식을 주심에 감사해 하며, 더 많은 것을 얻기를 추구하기보다 더 많이 나눠줄 수 있는 삶을 바라자.

이애수 사모님께서 우리가 그린 벽화로 마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하셨다. 칙칙했던 마을 분위기가 밝아지고, 가만히 앉아서 그림을 감상하는 아이들도 있단다. 갈릴리 호숫가에서 제자들을 부르시는 예수님을 그린 그 그림을 보면서 그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세상이 조금씩 변화되길 바라면서, 이 칙칙하고 삭막하고 갑갑한 세상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기를,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이 땅에서도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살자.

그렇게 늘 예배하는 삶을 살자.

전체 일정 돌아보기

1/25~1/27 1/27 1/28~1/30 1/31
벽화 그리기 전시회
어린이 캠프
전도집회
어린이캠프
사파리
벽화 마무리

  • 2018.01.23 9시 DVC 도착. 차에 짐 싣고 공항으로 출발. 상해, 터키를 거쳐 우간다로.
  • 2018.01.25 새벽 4시반 엔테베 공항 도착. 아침 먹고 개회예배 드린 후 바로 벽화 장소로 이동해서 벽화 그리기 시작.
  • 2018.01.26 하루종일 벽화 작업 저녁은 에디오피안 식당에서. 그리고 에디오피안 커피.
  • 2018.01.27 오전 벽화 작업 마무리 오후에 전시회 개막식 후 어린이 캠프
  • 2018.01.28 새벽 4:30 기상. 5시 카퉁구르 교회로 출발. 12:30 도착. 4시간 동안 예배. 그 후 6시까지 어린이 캠프. 저녁 6:30 현지인 집에서 점심 식사. 그리고 밤 11:30까지 예배. 새벽 12:30 현지인 집에서 저녁 식사 후 게스트 하우스로 이동 새벽 2시 취침.
  • 2018.01.29 아침 7:30 기상. 간단하게 라면을 먹고 냐부발레 교회로 이동. 12시 도착하여 1시간 30분 동안 예배. 사파리 장소로 이동. 5시부터 2시간 동안 수상사파리. 버팔로, 하마, 멧돼지, 사슴, 악어… 이런 동물들을 보았다. 퀸엘리자베스 공원 안에 있는 숙소 앞마당에는 사슴, 멧돼지, 이런 동물들이 어슬렁 어슬렁 돌아다녔다. 저녁쯤에는 우리 코 앞으로 코끼리가 지나갔다. 나눔하고 밥먹고 자러 돌아오니 역시 또 새벽이다.
  • 2018.01.30 아침 6시에 일어나 식빵에 쨈을 발라 아침 준비를 했다. 6:30에 출발하려고 했으나, 역시 조금 늦어져 7시에 출발. 육상 사파리 시작. 이제 동물들이 신가하지도 않다. 사파리의 하이라이트인 사자를 저 멀리서 등과 꼬리 부분만 보았다. 적도 표지석에서 컵라면을 먹고 캄팔라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 브레이크 고장으로 또 한번의 길거리 찬양집회.
  • 2018.01.31 오전 벽화작업 마무리 & 추가 벽화 그리기 작업. 오후에는 쇼핑. 저녁 식사 후 폐회예배. 숙소에서 노닥거리다가 새벽 2시에 엔테베 공항으로 이동.
  • 2018.02.01 새벽 5시 우간다 출국. 터키, 상해를 거쳐 북경으로.
  • 2018.02.02 상해에서 뒤풀이 회식.
  • 2018.02.03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북경으로 돌아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