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소개합니다
가족 소개
나에게, 세상에서 유일한 두 명의 여자.
사랑하는 아내와 사랑하는 딸입니다!

왼쪽에 계신 분이 이주연 선생님이에요 ^^
지금부터 내 소개.
만드는 사람
코드를 짜서 서비스를 만들고, 글을 써서 생각을 만들고, 젬베를 쳐서 리듬을 만든다. 코드스텝이라는 회사도 만들었다. 개발자가 되고 싶은 사람을 도와 그들이 꿈꾸는 세상을 함께 만든다. 만드는 사람을 만든다.
가장 만들기 어려운 건 나 자신이다. 글을 쓰는 이유도 그거다. 글을 쓰면 몰랐던 나를 발견하고 뿌연 모습이 선명해진다. 블로그에, 일기장에, 인스타그램에, 여기저기 쓴 글이 1,000편이 넘었다. 나의 모습도 그만큼 다채로워졌다. 만드는 과정은 불완전하다. 근데 그게 좋다. 부족해야 만드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여행자
숨 막히는 어린 시절을 살았다.
아버지 형제 8분 중 여섯 분이 목사, 선교사다. 집에서도 교회 이야기, 명절 때도 교회 이야기, 어딜 가나 교회 이야기였다. 아버지는 주로 시골 교회에서 목회를 하셨다. 모두가 얼굴을 트고 지내는 시골 마을에서,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동네에서도 어디에서든 목사 아들로 살아야 했다. 교회 문화에 유난히 거부감이 많았던 나는 숨 쉴 곳이 없었다. 나만 이상한 아이였다. 보수적인 신앙에 강압적인 경상도 문화가 더해져 질문은 허용되지 않았고, 큰소리로 “아멘!“하지 않으면 혼나는 분위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숨 막히는 공간에서 벗어나게 해 준 게 여행이었다. 20대 때 배낭을 메고 각 대륙을 돌아다녔다. 유럽, 미국, 인도, 아프리카, 남미를 여행하며 좁은 예배당에서 어른들이 해석해 준 하나님이 아닌 나의 하나님을 만났다. 인도 사람들과 손으로 같이 밥을 퍼먹고, 세네갈에서 만난 흑인 친구와 같이 잠도 자고, 페루 마추픽추에서 예배를 드리며 넓은 세상과 다양한 사람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만드신 하나님을 만났다. 크신 하나님이 만드신 대자연 속에서 많은 것이 허용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건 나의 자유함이 되었다.
도시 안에서 유목민으로 살기를 꿈꾼다.
그래서 나의 모델은 유목민이다.
정착하지 않고 세상의 변두리를 돌아다니는 이들.
그건 불안함을 견디는 것이다. 비교하지 않고 경쟁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 길을 가는 삶이다. 변화를 제어하려 들기보다 받아들이고 수용한다. 널찍한 길을 뒤로 하고 좁은 길로 발걸음을 돌린다. 멈추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계속 움직인다. 광대한 세상 앞에서 나의 초라함을 알지만, 나의 가능성 또한 무시하지 않는다. 그래서 겸손히 하나님을 의지한다. 주변의 이벤트에 열려있고 다가오는 사람을 환대한다.
도시에 정착해서 정주하는 게 세상의 방식이라면, 난 반대로 살고 싶다. 몸과 마음을 가볍게 유지하고 쌓여있는 재산이 아닌 하나님을 의지하며 가난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자유를 누리며 살고 싶다.
빛을 따라가는 사람
아프리카를 여행할 때, 차에 실려 이상한 곳에 끌려가 보기도 했고 카메라를 훔쳐 간 녀석들을 찾아가 도둑맞은 내 카메라를 찾아오기도 했다. 여러 일을 겪었지만 사람이 무섭지는 않았다. 진짜 무서웠을 때가 있었는데, 밤에 숲에서 길을 잃었을 때다.
해 질 무렵 아름다운 경치에 감탄하며 걷고 있는데 날은 금방 어두워졌고, 주위를 둘러보니 깜깜한 숲속이다. 왼쪽으로 갔다. 한참을 걸었는데 왠지 느낌이 이상하다. 방향을 반대로 틀었다. 계속 걸었다. 여전히 숲속이다. 걷고 또 걸었다. 그렇게 헤매다가 저 멀리 잠깐 반짝였다가 사라지는 빛을 봤다.
’저기 사람이 있겠구나!‘
수풀에 가려 그 빛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빛이 보였던 방향을 기억하며 계속 걸었다. ‘이쪽으로 가는 게 맞나?’ 의심이 들 때면 다시 그 빛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한 번씩 나타나 반짝이고 사라지는 빛을 보며 계속 걸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외딴집 하나가 나타났고 거기 있던 사람이 마을로 가는 방향을 알려주었다. 그렇게 숲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 장면을 기억하자. 내 인생이 이럴 거야”
여전히 내 삶은 깜깜하다. 아무리 둘러봐도 빛은 보이지 않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이럴 때마다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한 것은 어릴 때 봤던 빛이었다. 예전에 봤던 빛을 기억하며 보이지 않더라도 그 방향으로 계속해서 걸어간다. 멈추지만 않는다면 그 빛은 다시 ’깜빡‘하며 나타나 줄 테니까. 계속 가다 보면 언젠가는 그 빛에 닿을 테니까.
실패하는 삶
내가 찾은, 꿈을 향해 가는 유일한 방법은 실패다. 실제로 나의 삶도 실패의 연속이었다.
2015년 말, 부푼 꿈을 안고 중국으로 갔다. 의욕적으로 일을 시작했지만 4년 후 발발한 코로나로 회사는 문을 닫았다. 애착을 품고 한 일이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함께 했던 동료는 모두 한국으로 돌아갔다. 난 혼자 중국에 남아 생존 모드에 돌입했다. 200통이 넘는 이력서를 돌리고 50번이 넘는 면접을 보며 간신히 회사에 입사했다. 유일한 외국인 노동자로 살벌하게 일했다. 나 때문에 프로젝트가 망해간다는 소리도 들었다. 실패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멀쩡한 비자를 실수로 날리고 되돌리는 데 넉 달이 걸렸다. 2주에 한 번씩 출입국관리소를 찾아가 불법체류자 신세를 간신히 면하고 나면 아이의 학교 문제, 회사 문제, 집 문제 등 여러 일을 해결해야 했다. 사업을 준비했지만 시작하기도 전에 망했다. 쓰라리고 막막했다. 하지만 두려움을 받아들이려고 했다. 그곳을 시작점으로 삼고 다음을 이어갔다. 그 시기를 보내며 더 자유로워졌다. 지금은 실패가 주는 무한한 가능성을 누리며 살아간다. 스스로 실패의 자리로 들어갈 용기가 생겼다. 익숙한 직장을 나와 하고 싶은 일을 시작했다. 예상대로 되지 않더라도 보이지 않는 길을 찾아간다. 책을 쓰고 버스킹을 하며 버킷리스트로 품고 있던 것을 하나씩 해 나간다. 그럴싸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더라도 그저 나로 존재할 때 삶이 풍성해짐을 경험한다. 숱한 실패가 지금의 나를 빚어냈다. (실패의 신앙 고백 👉 실패하는 예수)
꿈
여전히 아이처럼 세상의 변화를 꿈꾼다. 세월호 사건을 겪은 아이들 얼굴을 보며 책임지는 어른이 되겠다고 약속했고,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세상으로부터 받은 것보다 더 많이 돌려주자고 마음먹었다.
예전부터 품었던 마음 - 대학이 없어도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실험을 했고, 지금은 네 번째 실험 중이다. 바로 대학을 나오지 않은 친구들과 함께 회사를 세운 것이다. “대학 나오지 않아도 괜찮아”를 말로만 떠드는 게 아니라 이 살벌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걸 직접 증명해 보자는 생각이다. 회사 이름을 ‘코드스텝’이라 지었다. 코드를 짜고 직접 실행하며 한 발 한 발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았다.
“귀밑머리가 희어질수록 마음은 더 붉어진다.”
2천 년 이상 이어져 온 중국의 황제 통치 구조를 종결시키고 중국 최초 공화국을 수립한 ‘신해혁명’을 이끈 쑨원이 한 말이다. 나이가 들어간다고 어릴 때의 꿈이 희미해져 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욱 불타오르는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나도 이제 흰머리가 보인다. 여전히 꿈을 향해 가는 사람이고 싶다.
젬베
내 소개에 젬베를 빼놓을 수 없다. 젬베는 지금까지 내가 해 본 모든 것을 통틀어서, 가장 좋아하고 행복하고 신이나는 것이다.
2009년 인도를 여행하다가 처음 젬베 소리를 들었다. 심장이 울리는 느낌이었다.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갔다. 허름한 헛간에서 한 친구가 젬베를 치고 있었다. 이후의 여행 일정을 다 취소했다. 거기 눌러앉아 그 친구한테 젬베를 배웠다. 이듬해, 아프리카 음악의 정수를 보기 위해 서아프리카 세네갈로 갔다. 거기서 길거리 뮤지션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음악을 배우는 여행을 했다. 내가 좋아하는 소리를 찾기 위해, 그 소리를 만들기 위해 뜨거운 나라를 돌아다녔다. 젬베는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하나님 앞에서 모든 걸 까발리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낼 때가 젬베를 칠 때다. 아무것으로도 가려지지 않고 내 모습 그대로 하나님께 나아갈 때가 젬베를 칠 때다. 가끔 천국에서 난 뭘 하고 있을까 상상을 해 보는데, 젬베 두드리며 찬양하는 모습이다. 이건 내가 좋아서 하는 걸까? 하나님을 위해 하는 걸까? 그런 고민조차 들지 않는다. 그 둘의 경계는 없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건 내가 가장 즐거워하는 것일 테니. 내 모습이 어떻게 보일지 신경 쓰이지도 않는다. 실수도 부끄럽지 않다. 그 모든 걸 뛰어넘어서, 그냥 하고 싶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면, 젬베를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린다. 하나의 초점이 다른 모든 것을 잠재웠다. 내 안에 꿈틀거리는 작은 마음에 집중했을 때 가장 나다울 수 있었다.
기도제목
나의 기도 제목은 초심을 유지하기다. 그게 너무 어렵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날 흐리멍텅하게 만드는 잡생각이 들어온다. 걱정과 불안이 없어지길 바라기보다, 그 한복판을 관통해 낼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을 주시길. 내가 말한 대로, 내가 쓴 대로 사는 게 기도 제목이자 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