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마음이 평온해졌다. 그래, 이게 내가 원하던 삶이잖아.
하이데어를 정리하며 하이데어는 2016년부터 대학교 선배와 얘기해 오던 서비스다. 북경에서 폭풍 같은 시간을 보낼 때, 어차피 이렇게 살 거면 하고 싶은 거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에게 전화했다.
“이제 그만 얘기하고, 시작하자.”
다른 건 다 해도 창업은 못 할거라 생각했는데, 그때 난 더 잃을 것도 없었다. 그렇게 내 회사를 시작했다. 밤마다, 주말마다 몸을 갈아 넣어서 만들었다. 중국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들어와 제대로 팀을 꾸렸다.
꿈 시리즈 세 번째 글이다.
2019년에 처음으로 나의 꿈에 대해 글을 썼다. – 꿈
2022년에 [하이데어]에서 대화를 신청한 친구가 꿈을 실제로 어떻게 실현하고 있는지를 물어봐서,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이 글을 썼다. – 꿈을 가지고 살아가기
이제, 다음 이야기를 써야 할 시점이 되었다.
유목민으로 살아가기 북경을 떠나기 전 마지막 고등부 수련회. 목사님께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저에게 한 시간만 시간을 주세요.”
나의 삶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삶을 다짐하며. 사랑하는 고등부 친구들에게 마지막으로 해 줄 이야기를 한자 한자 적어 내려가며 참 많이 울었다.
7월 중순쯤부터 개발팀에 합류한 고등학생 이야기다.
아ㅡ 자퇴를 했으니 고등학생이 아니지.
7월 초에 처음 줌으로 만나 얘기를 나누었다. 학교에서 개발을 배우게 되었고 코드를 짜는 것에 재미를 붙였는데, 학교 선생님이랑 친구들과 짜는 코드가 잘 짜는 코드인지 잘 모르겠단다. 실제 동작하는 것을 만들어보며 진짜로 사용되는 걸 만들어보고 싶단다. 하이데어 팀에 와서 나랑 같이 개발하며 배워보고 싶단다. 코드를 짜는 것을 넘어서, 개발하며 사는 삶을 배우고 싶단다.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 어떤 경험을 하고 싶은 건지, 진짜로 하고 싶은 게 이게 맞는지.
2019년에 썼던 글에서 내가 어떻게 꿈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했었다. 이번 글은 그 이후의 이야기다.
사무실을 나의 세상으로 세상의 변화는 어디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자리에서 조금씩 움직이는 것이다. 크고 멋있게 진행되는 일들은 오래가지 못한다. 아주 조금일지라도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있을 때, 그런 일들만 지속할 수 있다. 결국, 내 옆에서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나와 함께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 갈 사람이다.
2019년, 난 나의 세상을 사무실로 정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