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젬베 이야기

장재휴
젬베와의 만남 2009년 인도를 여행하다가 처음 젬베 소리를 들었다. 심장이 울리는 느낌이었다.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갔다. 허름한 헛간에서 한 친구가 젬베를 치고 있었다. 이후의 여행 일정을 다 취소했다. 거기 눌러앉아 그 친구한테 젬베를 배웠다. 그 후 아프리카 음악에 관심이 생겼다. 빠져들었다. 이듬해, 아프리카 음악의 정수를 보기 위해 서아프리카 세네갈로 갔다. 거기서 길거리 뮤지션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음악을 배우는 여행을 했다. Amadou와의 만남 2010년. Saint-Louis, 세네갈 북쪽 끝에 있는 해안마을이다. 여기서 Amadou라는 친구를 만났다.

[책리뷰]공부하는 삶

장재휴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 이재만 옮김, 『공부하는 삶』, 유유, 2013 저자 정보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1863-1948) 세상에서 공부를 가장 좋아한 사람으로 불린다. 프랑스의 가톨릭 신학자이자 철학자. 1883년, 20세, 도미니크회 입회. 1888년, 25세, 사제 서품을 받음. 1890년, 27세부터 코르시카 섬의 코르바라에서 신학을 가르침. 1893년, 30세에 토마스 아퀴나스에 관한 연구지인 『르뷔 토미스트』 창간. 1900년에서 1922년까지(37세~59세) 파리 가톨릭대학교의 철학교수 역임, 신토마스주의를 대표하는 신학자가 됨. 저서: 『예수』, 『성 토마스 아퀴나스』, 『토마스주의 철학 요강』, 『기독교와 철학』 등

마음의 허기짐

장재휴
어렸을 때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다. 그래도 어머니께서 요리 실력이 좋으셔서 맛있는 음식을 늘 푸짐하게 먹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기억엔 아쉬운것만 남는다. 엄마가 해 주신거 말고, 삐까번쩍한 식당에 가서 먹는 음식들이 참 맛있어보였는데, 특히 돈까스, 스파게티, 피자,, 이런 서양 음식들이 그랬다. 하지만 집안 형편상 그런 음식을 먹어볼 순 없었다. 그 아쉬움은 몸에 남았다. 그게 언제 드러나느냐면 뷔페에 갔을 때다. 거기 있는 음식들은 전부 다 한 번씩 먹어봐야 한다. 괜히 서양 음식들이 맛있어 보인다.

하이데어 학교

장재휴
7월 중순쯤부터 개발팀에 합류한 고등학생 이야기다. 아ㅡ 자퇴를 했으니 고등학생이 아니지. 7월 초에 처음 줌으로 만나 얘기를 나누었다. 학교에서 개발을 배우게 되었고 코드를 짜는 것에 재미를 붙였는데, 학교 선생님이랑 친구들과 짜는 코드가 잘 짜는 코드인지 잘 모르겠단다. 실제 동작하는 것을 만들어보며 진짜로 사용되는 걸 만들어보고 싶단다. 하이데어 팀에 와서 나랑 같이 개발하며 배워보고 싶단다. 코드를 짜는 것을 넘어서, 개발하며 사는 삶을 배우고 싶단다.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 어떤 경험을 하고 싶은 건지, 진짜로 하고 싶은 게 이게 맞는지.

공평한 세상

장재휴
몇 주 전, 개발팀에 한 고등학생 친구가 인턴으로 합류했다. 이틀 동안 기능을 하나를 개발하느라 끙끙거리다가 드디어 미션을 완수했다. Pull Request를 보냈고, 코드 리뷰를 거쳐, master 브랜치에 merge가 되어, 운영에 배포되었다. 와~ 정말 너무 기뻐한다. 작은 기능 하나를 개발하고 너무 기뻐한다. 행복, 재미,, 이런 건 어디서 올까? 지금의 내 수준으로는 살짝 버거운 듯싶은 목표가 있고, 그걸 해내기 위해 노력을 하고, 마침내 완수해냈을 때. 그럴 때 오는 희열이 있다. 일상에서 이런 희열을 맛보는 삶은 재미있다.

느리게 걷기

장재휴
백마역 걸어 들어가는데 지하철 들어온다는 신호음이 들린다. 뛰지말자. 저 차는 내 차가 아니다. (저번에 당해봐서 알잖아 ㅋ) 그래봐야 5분이다. 이 아침의 기분좋음을 5분과 맞바꾸지 말자 느리게 걷기 여행에서 돌아왔을때, ‘왜 이렇게 다들 쫓기듯 살지? 뭐가 이렇게 바쁜거지?’라고 생각했었다. 정말 급해서 바쁘다기보다, 바쁜 물결속에 쓸려가느라 괜히 덩달아 바빠지는 느낌. 그 바쁨엔 가속도가 붙어 더 바빠진다. 자신의 힘으론 멈출 수 없다. 결국 강제로 멈춰야 할 일이 생겨야 멈추게 되는 어리석은 모습. 스스로 멈추자ㅡ

대단히 잘못 되었다

장재휴
“대단히 잘못 되었다” 고등학교때부터 알고 지내던 대학생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고등학교 졸업 후 딱 반년 살아보더니 한 말이다. 고등학교 때와는 다른 세상을 겪으면서 들었던 생각인 듯. 대단히 잘못 되었다 이 세 단어를 보고 든 생각이다. 이게,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 제대로 어른이 되어간다면 반드시 맞닥뜨리게 되는 과정. 다시, 공부가 뭔지 생각해보자. 배운대로 돌아가고 있는 줄 알았던 세상이 아주 이상하고 제멋대로 돌아간다는 걸 알아가는 거. 그 비상식적인 세상의 모습을 어떻게든 이해해보려는 과정.

8살 친구들

장재휴
요즘 내 교회 생활의 가장 큰 어려움은, 이번에 처음 해보는 어린이 부서 교사다. 게다가 1학년. ㅡ,.ㅡ;; 나처럼 애들을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사람이 어린이 교사? 한 달이 넘도록 어린이부서 교사 모집 광고가 나오고 있었고, 내 마음에 이상한 부담감/책임감이 느껴져 교사로 지원했다. 그냥 심부름꾼이나 하지머..란 생각으로. 근데, 나에게, 1학년 반이 맡겨졌다. 그 소식을 듣던 날, 체해서 오후 내내 드러누웠다.(난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한다.) 처음 1,2학년 예배장소에 갔을 때. 정말 태어나서 처음 보는 광경에 ‘이게 뭔가’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