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번째 생일

마흔 번째 생일이 막 지났다.
생일을 빌미로 오랜만에 연락해 온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한 친구랑 이런 말을 했다.
“내가 마흔이 되는 날이 오리라곤 정말 상상도 못했었다!” ㅋ

나이를 먹는다는 건, 어느 한 시기를 끝마치고 다음 시기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지난 삶 위에 새로운 삶이 얹혀져서 스펙트럼이 쭉 넓어지는 느낌이다.
난 이미 마흔이 되었지만, 17살, 20살, 26살, 30살의 장재휴는 여전히 내 안에 남아 있어서, 그때의 내가 불쑥불쑥 나타난다.
《대화의 희열》에서 오은영 박사가 “누구나 가슴 속에 어린아이가 살고 있다"라고 했던 게 생각난다.
정말 그런 것 같다.
어릴 때의 내가 여전히 살아 있어서 지금의 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어릴 때의 나는,
예전의 노래, 만화책, 영화, 추억들을 떠올려 주면서 나의 친구가 되어주기도 하고.
어릴때의 다짐들을 상기시키면서 길잡이 역할을 해 주기도 한다.
‘이 다음에 나중에 어른이 되면~~’ 이라는 말머리를 붙여서 했던 여러 말들은,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 더는 핑계를 대지 못하도록 선생 역할을 한다.
어린 친구들에게 꼰대같은 말이 하고 싶어질 때면, 그 얘기를 고등학생 장재휴에게 먼저 해본다. 그때의 내가 지금의 내 말을 듣는다면 어떻게 받아들일까? 아ㅡ 그냥 입을 다물게 된다. 이럴 때 어린 시절의 나는 상담자이다.

한살한살 나이를 더 먹어가면서, 나의 모습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다.
다양한 모습의 내가 내 안에서 함께 살아간다.
이렇게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 좋다.

앞으로도 그렇겠지?
40세의 나는 시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남아서, 50세 60세의 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을 것 같다.

하루하루를 충분히 만끽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이다!



我过了四十岁生日。 很多老朋友给我联系了。很高兴。 我跟一个朋友这样说。 “我没想到有四十岁的这一天”

现在我是四十岁了。但17岁的我,20岁的我,26岁的我,30岁的我还生活在我的内心。 有的时候很久以前的我出现。 现在的我和小时候的我生活在一起。

越来越老我的模样也越来越多。 很多模样的我于我的内心生活在一起。 我喜欢这样老。

我估计以后也这样。 40岁的我跟50岁的我,60岁的我会生活在一起。

这是天天得充实的生活的理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