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자라기

책 노트를 만들었다. 지금까진 이 생각 저 생각 다 핸드폰에 적었는데 책 읽고 드는 생각은 노트에 적기로 했다. 좋은 문장을 발견하면 노트에 옮겨적고 거기에 내 생각을 보탠다.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 ‘삼다(三多)’ 끝나고 책을 천천히 읽어보자고 마음먹었던 터라 오히려 좋다. 같은 글인데도 내 손으로 옮겨적은 글씨는 나와 더 가깝다. 좋은 지식은 이렇게 훔치는 거다.

나의 책 노트를 보더니 지안이가 글 잘 쓰는 팁을 알려준다. 학교에서 매일 배움 노트를 쓰는데 선생님이 알려준 방법이란다. 마지막에 [칭], [감], [봉] 중 하나를 골라서 적으란다. 스스로를 칭찬할 일이 있으면 [칭]이라고 쓰고 칭찬 내용을 쓴다. 감사한 일은 [감]에다가, 봉사한 일이 있다면 [봉]에다가 그 내용을 쓰란다. 와, 하루를 돌아보는 좋은 도구다. 그렇게 썼더니 내 글을 읽고 피드백해 준다. 선생님 흉내를 내며 “오~~”, “와우~!” 이런 추임새도 넣어가며, 마지막에 Great이라고 써 준다.

종종 지안이의 배움 노트를 열어본다. 매 수업시간마다 새로 알게 된 내용을 적고 자기 생각을 보탠다. 마무리로 자신을 칭찬하기도 하고 감사를 표현하기도 하고 친구들에게 봉사한 것을 뿌듯해하기도 한다.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공부다.

하루를 살며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생각을 키워가면 되고, 칭찬/감사/봉사로 하루를 돌아볼 수 있다면. 이미 멋진 삶이다.

함께 자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