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사무실 이야기다.
중국 회사에서 일한 지 일 년 반 정도가 되었다. 한번 이직해서 지금은 두 번째 회사다.
이번 회사에서는 회의에 참여 할 때가 많은데, 주로 복잡한 문제를 풀어야 하는 설계 관련 회의다.
나는 아직 중국 친구들이 말하는 디테일한 내용까지 모두 다 알아듣지 못한다.
겨우겨우 이해해서 부족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을 내려야 할 때가 많다.
자연스럽게 한 발 떨어진 관찰자 입장에서 판단을 내리게 되는데, 때론 이런 나의 입장이 도움이 될 때도 있는 것 같다.
아주 작은 변화, 시작 <7월 1일> 새로운 회사로 이직한 지 2달이 지났다.
사무실 분위기는 꽤 시끌벅적한데. 개발자들은 입도 뻥끗 안 하고 심각한 얼굴로 모니터만 쳐다보고 있고, 고객과 소통하는 사람들의 전화 목소리만 우렁차다. 우렁찬 목소리에는 넘치는 자신감(?)과 회사 내에서의 위치(?)가 드러나는 것 같다. 개발자들은 식사할 때조차 입을 잘 열지 않는다.
나와 함께 일하는 몇몇 친구들에게 git으로 협업하는 방법을 설명해주고, 이번 주부터 gitlab의 Merge Request 기능을 써서 코드 리뷰를 하기로 했다. 이슈를 등록하고, 브런치를 만들고, 코드 작성 후 자신의 repo에 푸쉬하고, Merge Request를 만들고, 디스커션을 하고, 머지를 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설명해주었다.
너무 오랫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그래서 머릿속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두서없이 넘쳐난다.
두서없는 그대로 써내려가 본다. ㅋㅋ
다행이다 얼마 전 결혼 10주년이었다. 매해가 다이나믹 했지만, 특히 지난 일 년은 정말 다이나믹 했다.
출근하면서 이적의 “다행이다"를 듣는데, 눈물이 핑 돌더라. 내가 이적처럼 불러주지는 못하지만, 아내한테 노래를 보내주며,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얘기했다.
정말 다행이다.
성장 엊그제 퇴근하는데, 같은 팀 한 친구랑 우연히 지하철역까지 걸어가게 되었다. 처음 같이 일해보는, 중국말 엄청 어눌한 외국인이랑 20여 분 가량을 걸어가야 했는데, 딱히 할 말이 없어서였던지(ㅋ) 그 친구가 이렇게 물어보더라.
코로나 19로 온 세상이 난리다. 나 개인의 삶도 난리였다.
꽤 큰일을 치르고, 7월 1일이 되었다.
때마침 새벽에 눈이 떠졌고, 뭐라도 남겨야 할 것 같아서 오랜만에 끄적여본다. ㅎ
2주 전 공식적으로 해고 통지를 받고, 어제 北京衣念科技 사무실로 마지막 출근을 했다. 정확히 4년 반 동안이다.
그리고 오늘 새로운 회사에 출근한다.
북경에서 보낸 지난 4년이 시도와 실패의 반복이었지만, 특히 지난 3개월은 정말 새로운 시도와 실패가 반복되는 매일을 보냈다. 청산하기로 한 회사에서 남아 있는 동료들과 뭐라도 해보려고 했었고, 동료들의 이후의 삶을 위해 매각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도 해 봤었고, 200개가 넘는 이력서를 돌리며 취업의 문을 두드렸었고, 새로운 사업 준비도 해 봤었다(시작도 하기 전에 망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