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is better than yesterday

장재휴
요즘 온 가족이 온종일 집에서 함께 아주 찐~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안이도 온라인으로 수업하고 나도 재택근무. 지안이 영어 수업 시간이었는데, better than 에 대해 배우고 있었나 보다. 선생님이 지안이에게 better than 으로 영어 문장을 하나 만들어 보라고 했고, 지안이는 이렇게 얘기했다. Today is better than yesterday. 아ㅡ 어딘가에 적어 두고 싶은 문장이었다!

[책리뷰]살고 싶어서 더 살리고 싶었다

장재휴
외과 의사가 된 어느 심장병 환자의 고백이다. 해외 배송으로 주문해서 받은 책인데, 앞부분을 읽어 나가다가 아내에게 뺏겼었다. 먼저 읽겠다고 ㅎㅎ 그러다 한참이 지나고 오늘에서야 이 책을 읽었다. 어제 읽은 김영하 작가의 《보다》는 이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각을 보여주는 책이라면, 이 책은, 작가의 삶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다. 책을 덮고 아내에게, “와~ 정말 좋다.“라고 말했다. 아내는, “그게 글솜씨가 좋고, 수려해서가 아니라, 삶이 모습이 진실하게 나타나서가 아닐까"라고 얘기한다. 책을 읽으면서, 내용상 전혀 그럴 부분이 아닌데 눈물이 핑 도는 지점들이 있었다.

코로나 이후의 변화

장재휴
2020년 초, 회사가 망했고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었다. 시기가 비슷하게 겹쳐서 마치 코로나 때문에 회사가 문을 닫은 것처럼 보이지만, 회사가 망한 건 코로나와 상관이 없었다. 물론 여러 외부적인 이유가 있었지만, 그때 난 그걸 “실패"로 규정했다. ‘이유야 어찌 됐건 4년 동안 쏟아부은 열정과 노력이 쓰레기통에 처박히게 되었구나.’ 그 원인을 “나"에게로 돌렸고,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를 돌아보았다. 그때, 2~3년 정도가 지나고 그때 이렇게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정말 회사 잘 망했어. 만약 안 망했으면 어찌할 뻔했어!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장재휴
얼마 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라는 책을 읽었다. 책에서는 대부분 사람들이 해 오던 잘못된 공부 방법에 관해 얘기하고, 그것의 오해를 풀어가며 효과적인 공부 방법을 소개한다. 시험점수, 평가, 이런 것과 상관없이 공부 그 자체를 흥미롭게 해 보고 싶다면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글은 그 책을 읽고 실천해 본 이야기다. 책 내용은 따로 요약하지 않았다.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읽어보시길. 어머니의 신념을 바꿔보자! 보통 나이가 들면 머리가 굳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나이가 들어도 뇌의 움직임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얘기한다.

세뇌

장재휴
책을 원작으로 해서 만든 영화를 보면 대부분 실망했던 것 같다. 책에서 표현한 방대한 이야기를 영화가 담아내기는 쉽지 않다. 김영하 작가는 산문집 《보다》에서 그 이유를 얘기한다. 그의 표현으로는, 소설은 심리적으로 3차원이고 영화는 2차원이란다. 책을 읽을 때는 단어들이 말하는 것에 대해 상상력을 동원하며 능동적으로 읽는다. 그렇게 상상력이 활짝 열리면, 마치 자신의 인생인 듯 느끼며 책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복합적인 사고와 통찰력을 총동원해서 책을 읽게 된다. 반면 영화는 수동적이다. 영화를 볼 때는 그 속에 흠뻑 빠져들지만, 극장 밖으로 걸어나오면 그동안 본 것을 잊어버리고 만다.

아빠 은퇴

장재휴
지난 주일. 아버지가 은퇴하셨다. 마지막 은퇴예배에 함께하진 못했고, 사진으로만 보아야 했다. 이제 목회 자리에서 내려오는 아버지의 모습은, 30대 중반 처음 목회를 시작하셨을 때의 모습 그대로셨다. 사람들이 가지 않는 시골 변두리 마을에서 목회를 시작하셨고, 마지막 모습도 여전히 그러하셨다. 우리는 한결같은, 변함없는 이런 단어보다 성장, 발전 이런 단어를 더 좋아한다. 세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아지고 더 커져야 한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그건, 어느 한쪽 파이를 떼내어 다른 쪽에 같다 붙이는 제로섬의 싸움은 아닌지… 이런 시대에, 처음 모습을 마지막까지 그대로 지켜오신 아버지의 한결같은 삶이 자랑스럽다.

[책리뷰]수학이 필요한 순간

장재휴
수학적 사고. 이 말을 문자 그대로 풀어보면, 생각(思考)을 수학적으로 한다는 말이다. “생각"이라는 건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것이고, 그걸 수학적으로 한다는 건 그냥 생각의 방식을 말하는 것이다. 근데 “수학적 사고"라는 이 말은 많은 사람들에게 그리 편한 말은 아니다. 그건, “사고” 앞에 붙은 “수학적"이라는 말 때문이다. “수학"이란 존재가 편하지 않기 때문에, “수학적 사고"라는 말도 괜히 어렵게 느껴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수학의 난해함 대신 사고하는 방식에 초점을 두고 있다. 누구나 늘 하는 생각, 그 생각을 수학적으로 한다는 것.

장재휴
예전 아프리카를 여행할 때, 시꺼먼 흑인 무리에게 차에 실려 이상한 곳에 끌려가 보기도 했고, 카메라를 훔쳐간 녀석들을 찾아가 도둑맞은 내 카메라를 찾아오기도 했었다. 여러 일을 겪었지만, 사람이 무섭지는 않았다. 진짜 무서웠을 때가 있었는데, 밤에 숲에서 길을 잃었을 때다. 해 질 무렵, 아름다운 경치에 감탄하며 그냥 걷고 있었는데 날은 금방 어두워졌고 주위를 둘러보니 깜깜한 숲 속이었다. 왼쪽으로 갔다. 한참을 걸었는데, 왠지 느낌이 이상하다. 다시 방향을 반대로 틀었다. 계속 걸었다. 걷고 또 걸었다.

신뢰

장재휴
지안이는 자전거를 탈 때마다 어깨를 잡아달라고 한다. 이미 충분히 쌩쌩 달리 수 있는 실력인데, 처음 시작할 땐 꼭 아빠에게 잡아달라고 한다. 난 그냥 어깨에 손을 살짝 올려놓을 뿐인데 거기에 안정감을 느끼나 보다. 어깨에 살짝 닿은 그 손에서 느껴지는 안정감. ‘나중에도 아빠의 그 손을 기억해줄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그 순간, 나도 내 어깨에 닿았었을 아빠의 손을 기억 못 하고 있더라. 지안이도 당연히 기억하지 못하겠지? 지난주에, 오랜만에 올리브(橄榄城)에 갈 일이 있었다. 2016년 처음 중국 왔을 때 딱 1년 살았던 곳인데, 거의 5년 만에 갔다.

이야기 속으로

장재휴
한동안 교회 고등부에서 2분 스피치를 했었다. 반별로 돌아가면서 했었는데 아래 3가지에 관한 이야기를 친구들 앞에서 나눠야 한다.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따뜻했던 기억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차가웠던 기억 앞으로 하고 싶은 것 아이들의 소중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참 좋다. 가끔, 2분 스피치에 대한 소감을 얘기하는 친구들이 있다. 아이들이 생각보다 진지하게 해서 놀랐다고 얘기하기도 하고, 너무 대충 준비한 것에 살짝 후회되기도 한단다. 나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흥미로웠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많은 아이들이 가장 차가웠던 기억과 가장 따뜻했던 기억에서 “사람"을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