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얼마 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라는 책을 읽었다. 책에서는 대부분 사람들이 해 오던 잘못된 공부 방법에 관해 얘기하고, 그것의 오해를 풀어가며 효과적인 공부 방법을 소개한다. 시험점수, 평가, 이런 것과 상관없이 공부 그 자체를 흥미롭게 해 보고 싶다면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글은 그 책을 읽고 실천해 본 이야기다. 책 내용은 따로 요약하지 않았다.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읽어보시길.

어머니의 신념을 바꿔보자!

보통 나이가 들면 머리가 굳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나이가 들어도 뇌의 움직임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얘기한다. 우리의 뇌는 신체의 나이보다 ‘신념’에 큰 영향을 받게 되는데, “나이가 들어서 뇌가 굳어버렸어"라는 나의 신념이 정말로 뇌를 굳어버리게 한다는 것이다. 이걸 우리 어머니에게 시험해 보았다.

얼마전, 69세이신 어머니는 요양복지사 자격증 시험을 보셨는데, 공부를 시작하실 때 어머니의 ‘신념’을 바꿔놓았다.

“엄마, 나이가 들어도 뇌의 움직임은 그대로야. 어릴 때나 지금이나 똑같아. 나이 들었다고 뇌가 굳어버리지 않아.”

나의 이 말로 인해 어머니의 신념이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꽤 열심히 공부하셨다.

그리고 한가지 공부방법을 제안했는데, 수업을 듣고 집에 오면 책 또는 필기한 것을 보지 말고 아버지에게 공부한 내용을 이야기해 보라고 했다. 이건 책에서 얘기한 “인출연습"를 염두에 두고 한 이야기였다.

  • [학습에 대한 오해] 반복해서 읽기 => 잘못된 방법이다
    이유는?
    반복해서 읽기 ⇢ 내용이 익숙해짐 ⇢ 통달했다는 느낌 ⇢ 자기기만에 빠짐 ⇢ 알고 있다는 착각
  • 기억에 매듭을 짓는 인출 효과
    시간 간격을 두고 인출 연습을 할 때 어느 정도 망각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때 기억에 매듭이 지어진다. 정보가 뇌에 자리잡히는 순간이다.
    인출이 복습/반복보다 효과적이다.
    시험은 인출 훈련을 할 수 있는 좋은 학습의 수단.

결과는?
필기 시험 총 35문항 중 21개만 맞추면 되는데, 33개를 맞추셨다! 참고로, 합격자 전체 평균 점수는 27점이라고 한다.

머리로 하는 몸 훈련

지안이 친구 중에 스카이콩콩을 못하는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에게 스카이콩콩을 가르쳤고 10분 만에 성공했다.
아래는, 내가 가르쳤던 방법.

  1. 할 수 있다는 신념을 심어주기
    “OO야. 삼촌이랑 연습하면 무조건 할 수 있어. 삼촌이 스카이콩콩 무조건 할 수 있게 만들어줄게”
  2. 통통 튀어 오르는 느낌을 기억시키기
    일단 뒤에서 잡아주어서, 통통 튀어오르는 느낌을 기억하게 했다. 여러 번 반복해보다가 살짝 손을 놓았는데 혼자서 잘했다. 일정한 리듬으로 점프하는 흐름을 타고나면 혼자 할 수 있음.
  3. 안되는 부분 피드백
    이제 처음부터 혼자 해 보라고 했다. 잘 안되었다. 어느 부분이 안되는지 스스로 피드백해 보라고 했더니, 처음 시작하는 부분이 어렵다고 했다. 빙고! 처음 시작하고 일정한 리듬으로 점프하는 궤도에 진입하기까지가 잘 안되었다. 이 부분을 몇 번 반복해서 연습했다.
  4. 상상하기
    내가 잡아줄 때는 잘 되는데, 혼자 할때는 안되었다. 내가 볼 때는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삼촌이 뒤에서 잡고 있다고 상상하면서 해봐”
    훨씬 나아졌다.
  5. 순간 집중력 발휘하기
    이제 연속 동작으로 해 볼 차례. 잘 안되던 시작 부분에 특히 집중해서 해 보라고 했다. 엄청나게 진지한 표정으로 집중하는 게 보인다. 2~3번 만에 성공!

나의 중국어 공부에 적용해보기

지난주부터 중국어 수업을 시작했다. 이전에도 몇번 중국어 수업을 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했던 중국어 수업은, 학교 다닐 때 교장 선생님 훈시 듣는 모드였었다. ㅋㅋ 이번에는 좀 제대로 해 보고 싶었다.

1. 어렵게 공부하기

수업 자료를 기가 막히게 잘 정리해서 제공해 주는 선생님이 있다. 난 그런 선생님이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라 생각했었는데 그것과 학습 효과는 별개다. 체계적으로 정리된 지식은 오히려 나를 수동적으로 만들게 되고, 그렇게 습득한 지식은 머릿속에서 빨리 사라진다. 정리하는 그 선생님이 공부를 하는 거지, 그게 학생의 학습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는 않는단다.
반면 어렵게 습득한 지식, 예를 들면 선생님이 종종 틀리게 가르치거나, 아주 어설프거나, 두서없이 말하면 오히려 나의 텐션이 올라가고 적극적인 모드로 바뀌어서 학습 효과가 높아진단다.

보통 온라인으로 수업하면 선생님은 채팅창에 필기하고, 그걸 그대로 나에게 전송을 해 준다. 그럼 나는 따로 정리할 필요 없이 그걸 보면 된다. 참으로 편리한 방법이다. 근데 나에게 배정된 선생님은 온라인으로 수업하는데도 굳이 흰 종이에 연필로 써가면서 그 종이를 카메라로 보여주며 수업을 하시더라. 나는 그걸 따라 옮겨 적어야 하는데, 손으로 쓴 한자를 옮겨 적는 건 아주 귀찮은 일이다.

그래. 어렵고 귀찮은 방식으로 공부해보자!
내가 어렵게 공부하도록 해주는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다.

2. 수업 내용에 대한 잔상을 남기기

중국어 수업은 설명을 듣고 이해하는 것보다 내가 외우고 써먹는 것이 중요하다. 어차피 문법 설명은, 이전에 수차례 영혼 없이 들어왔던 수업에서 한번쯤 구경은 다 해본 것들이다. 이제는 외우고 써먹는 것이 중요. 수업 내용이 잔상처럼 남아있으면 나중에 외우기 쉬운데, 그래서 수업시간 중 나의 목표는 수업 내용이 최대한 많이 잔상이 남아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택한 방법은, 수업을 천천히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수업의 양상은, 선생님은 자꾸 진도를 나가려고 하고, 나는 그 흐름을 자꾸 끊어내고. ㅎㅎ 최대한 잔상을 남기자

3. 인출 훈련

시험은 인출 훈련을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학습의 수단!

  • 지안이에게 받아쓰기 해달라고 하기
    아ㅡ 선생님 따라 하기 좋아하는 우리 지안이.
    시도 때도 없이 받아쓰기하잔다 ㅡ,.ㅡ;;
  • 수업시간에 선생님이랑 또다시 받아쓰기
  • 중요한 문장 찍어달라고 해서 외우고 수업시간에 체크

그리고 하나더.
이걸 내가 지속할 수 있을지 자신은 없지만, 내가 작문을 하면 그걸 같이 교정해 보자고 했다.
아래는 내가 써본 글. 읽어보세요! ㅎㅎ

《本子、笔和想法》

当我打开本子拿出笔,各种想法就会不断冒出来。不是先想明白后再写出来,而是开始写以后,脑子里才产生了各种各样的想法。 所以本子和笔是我产生想法的工具(像工具一样制造出想法)。 如果不动笔,我就不会有那么多思考。
啊,到现在多少想法已经消失了呢?

本子、笔和想法,就跟我的人生一样。
本子 = 世界, 笔 = 行动 , 想法 = 机会。

在这大大的世界里,任何行动开始以后,想不到的事情总会发生。而我,喜欢通过写文章,学习人生得到勇气和力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