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살고 싶어서 더 살리고 싶었다

외과 의사가 된 어느 심장병 환자의 고백이다.

해외 배송으로 주문해서 받은 책인데, 앞부분을 읽어 나가다가 아내에게 뺏겼었다. 먼저 읽겠다고 ㅎㅎ 그러다 한참이 지나고 오늘에서야 이 책을 읽었다.
어제 읽은 김영하 작가의 《보다》는 이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각을 보여주는 책이라면, 이 책은, 작가의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다. 책을 덮고 아내에게, “와~ 정말 좋다.“라고 말했다. 아내는, “그게 글솜씨가 좋고, 수려해서가 아니라, 삶이 모습이 진실하게 나타나서가 아닐까"라고 얘기한다.

책을 읽으면서, 내용상 전혀 그럴 부분이 아닌데 눈물이 핑 도는 지점들이 있었다.
무엇에 대한 눈물이었을까?
자기 삶을 뚜벅뚜벅 살아가고 있는 단단한 모습, 내가 망설이고 있는 삶을 실제로 살아내며 너무 멋지게 그걸 보여주고 있는 모습, 그 영향력이 나에게까지 와 닿아 큰 울림을 준다.
그것에 대한 고마움인가?
나도 그러한 길을 가 보고 싶다는 용기와 다짐인가?

그는 삶의 단계를 마주할 때마다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고, 도망가지 않고 그 질문에 용기 있게 답을 해왔다. 답을 낸 후에는 행동했다. 처음 내렸던 그 답에 자신을 가두지 않고 계속해서 질문했으며, 그때마다 움직임을 가로막는 장벽들을 뛰어넘었다.
이 시대 우리를 가로막는 장벽은 단단하고 높은 게 아니라, 달콤하고 유혹적이다. 그 장벽은 우리의 의지를 꺾고 앞길을 가로막는 게 아니라, 현실에 순응하며 스스로 주저앉게 만든다. 그것을 넘어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삶은 계속해서 새로운 꿈을 만들어낸다.
책에 “마의 벽을 깨트린다”는 표현이 나온다. 삶의 여러 지점에서 마의 벽을 깨뜨려 온 그는, 그렇게 자신의 한계를 깨뜨리며 살아온 그는.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었다.

“내가 살아내면, 다른 이를 살리는 힘이 된다.”
이 말을 자주 하시던 분이 있다. 이 책의 저자, 신승건님의 삶에 어울리는 말이다.

사실, 이 책의 저자 승건이는 고등학교 친구다. 저자를 알고 있어서 그런지, 책의 장면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았다. 내가 알고 있는 그의 모습은 함께 보냈던 고등학교 시절 3년의 모습뿐이지만, 그때의 모습에 책의 내용이 더해져서, 내가 알았던 그 전의 모습과 그 이후의 삶도 눈에 나타나는 것 같았다. 분명 나는 글자를 읽고 있는데, 마치 영화를 보듯 눈앞에 장면이 그려졌었다. 책에 종종 등장하는 고등학교 때 이야기는 나의 추억도 소환해 내었다. 기숙사, 마라톤, 고3 때 승건이가 살았던 자취방. 책에 묘사되었듯이 높은 지대에 있던 그 집의 주인 할머니는 진짜 기름이 아까워 보일러를 꺼버릴 정도로 유명한 짠돌이셨다 ㅎㅎ 그해 여름의 태풍 사태(?)도 기억이 나네.ㅋㅋ
그때 추억을 다시 불러일으켜 준 것도 또 한 가지 고마운 점이다!

남의 삶이 아닌 자기 삶을 용기있게 살아내는 사람의 모습.
결단한 자의 망설임 없는 선명한 행동.
그 한 사람의 영향력.
이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