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동료들

오랜만에 사무실 이야기다.

반년 전, 팀에서 코드 리뷰를 하자고 했을 때 동료들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들은 나의 제안을 따르는 것 말고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내가 코드 리뷰를 시작하기 전 먼저 했던 일은 gitlab runner를 사용해 배포 파이프라인을 구성해 놓는 일이었다. merge request를 만들고, 코드 리뷰를 거치고, 최종적으로 merge가 되어야 배포가 되도록 했다. 그리고 난 개발의 결과를 스테이징 환경에 배포된 것으로만 확인한다고 했다. 개인 PC에서 돌아가는 건 인정하지 않았다 ㅋ
열심히 일한 결과물을 보여주려면 내가 제안한 방식을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종종 우린 왜 문서 같은 걸 많이 만들지 않냐고 물어보는 친구가 있었다. 그는 차곡차곡 쌓여가는 문서를 보며 뿌듯함을 느끼는 것 같았다. 이미 코드와 갭이 생겨버려 문서로서의 가치가 없어진 글자들만 쌓여가고 있었다. 난 그에게, 쓸데없는 문서는 이제 그만 만들고, 매일 변해가는 코드를 보라고 했다.
역시, 기승전-코드리뷰
어느새 문서 타령은 사라졌다.

문서를 만들자는 말에 대한 나의 반응.
“알았어~” 라고 말하고, 그냥 안 하면 된다 ㅋㅋ 그는 필요성을 얘기하고 있는 게 아니라 감정의 상태를 얘기하는 거기 때문에, 감정은 감정으로 받아주면 된다

새로운 회사에 합류한 후 변화를 시도한 것들이 꽤 있는데, 당연히 동료들은 거부감을 드러냈었다. 난 그 거부감에 대해 굳이 반응하지 않았다(사실, 못했다 ㅋ) 그 이유로는, 첫 번째, 그것의 필요성을 중국어로 설명할 자신이 없었고.ㅋㅋ 두 번째 이유로는, 이러한 거부감은 심리적인 거여서 그 어떤 화려한 언변술로도 설득이 되지 않는다. 그냥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묵묵히 갈 뿐이다. 그리고 변화해보려고 용기를 낼 때, 적극적인 응원과 지지를 보낼 뿐이다.

오늘 팀에 3명의 동료가 합류해서 미팅하는데, 처음 불편한 기색을 보였던 그들이, 새 동료에게 열심히 코드 리뷰의 중요성을 강조하더라. gitlab에서 이슈를 만들고, 새로운 브런치를 만들어 코드를 작성하고, merge request 를 만들고 코드 리뷰를 거친 후에 merge가 되는 과정을 이런저런 시나리오를 짜서 직접 보여주며 설명도 하더라.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일하고 있는 동료들을 보고 있다!

아! 그리고 한가지 더.
매일 나의 중국어 실력을 걱정하는 한 친구가 있는데 ㅋㅋ
오늘 미팅 후 점심을 먹으면서 그 친구가 나의 중국어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我看到了希望! => 희망을 보았단다 ㅎㅎ

나도 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