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관

투자/돈에 대한 나의 신념

장재휴
코인 투자 열풍이 근처에까지 왔다 아주 가까운 사람들도 거기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다. 투자/돈에 대한 나의 신념은 이렇다. “내가 일해서 번 게 아니면 내 돈이 아니다” 지안이도 아빠를, 평생 열심히 일하면서 먹고 사는 모습으로 기억하면 좋겠다.

Today is better than yesterday

장재휴
요즘 온 가족이 온종일 집에서 함께 아주 찐~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안이도 온라인으로 수업하고 나도 재택근무. 지안이 영어 수업 시간이었는데, better than 에 대해 배우고 있었나 보다. 선생님이 지안이에게 better than 으로 영어 문장을 하나 만들어 보라고 했고, 지안이는 이렇게 얘기했다. Today is better than yesterday. 아ㅡ 어딘가에 적어 두고 싶은 문장이었다!

코로나 이후의 변화

장재휴
2020년 초, 회사가 망했고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었다. 시기가 비슷하게 겹쳐서 마치 코로나 때문에 회사가 문을 닫은 것처럼 보이지만, 회사가 망한 건 코로나와 상관이 없었다. 물론 여러 외부적인 이유가 있었지만, 그때 난 그걸 “실패"로 규정했다. ‘이유야 어찌 됐건 4년 동안 쏟아부은 열정과 노력이 쓰레기통에 처박히게 되었구나.’ 그 원인을 “나"에게로 돌렸고,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를 돌아보았다. 그때, 2~3년 정도가 지나고 그때 이렇게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정말 회사 잘 망했어. 만약 안 망했으면 어찌할 뻔했어!

아빠 은퇴

장재휴
지난 주일. 아버지가 은퇴하셨다. 마지막 은퇴예배에 함께하진 못했고, 사진으로만 보아야 했다. 이제 목회 자리에서 내려오는 아버지의 모습은, 30대 중반 처음 목회를 시작하셨을 때의 모습 그대로셨다. 사람들이 가지 않는 시골 변두리 마을에서 목회를 시작하셨고, 마지막 모습도 여전히 그러하셨다. 우리는 한결같은, 변함없는 이런 단어보다 성장, 발전 이런 단어를 더 좋아한다. 세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아지고 더 커져야 한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그건, 어느 한쪽 파이를 떼내어 다른 쪽에 같다 붙이는 제로섬의 싸움은 아닌지… 이런 시대에, 처음 모습을 마지막까지 그대로 지켜오신 아버지의 한결같은 삶이 자랑스럽다.

장재휴
예전 아프리카를 여행할 때, 시꺼먼 흑인 무리에게 차에 실려 이상한 곳에 끌려가 보기도 했고, 카메라를 훔쳐간 녀석들을 찾아가 도둑맞은 내 카메라를 찾아오기도 했었다. 여러 일을 겪었지만, 사람이 무섭지는 않았다. 진짜 무서웠을 때가 있었는데, 밤에 숲에서 길을 잃었을 때다. 해 질 무렵, 아름다운 경치에 감탄하며 그냥 걷고 있었는데 날은 금방 어두워졌고 주위를 둘러보니 깜깜한 숲 속이었다. 왼쪽으로 갔다. 한참을 걸었는데, 왠지 느낌이 이상하다. 다시 방향을 반대로 틀었다. 계속 걸었다. 걷고 또 걸었다.

이야기 속으로

장재휴
한동안 교회 고등부에서 2분 스피치를 했었다. 반별로 돌아가면서 했었는데 아래 3가지에 관한 이야기를 친구들 앞에서 나눠야 한다.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따뜻했던 기억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차가웠던 기억 앞으로 하고 싶은 것 아이들의 소중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참 좋다. 가끔, 2분 스피치에 대한 소감을 얘기하는 친구들이 있다. 아이들이 생각보다 진지하게 해서 놀랐다고 얘기하기도 하고, 너무 대충 준비한 것에 살짝 후회되기도 한단다. 나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흥미로웠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많은 아이들이 가장 차가웠던 기억과 가장 따뜻했던 기억에서 “사람"을 얘기했다.

허세

장재휴
34년 전 초등(국민)학교 1학년 때 친구들과의 대화가 떠올랐다. “야ㅡ 내가 너보다 더 빨라” “아니야 내가 더 빨라” “난 오토바이 보다 빨라” “난 차보다도 빨라” “어휴~ 차보다는 당연히 빠르지” 1988년의 초등학교 1학년들. 정말 허세 쩐다. 근데, 지안이가 밥 먹으면서 똑같은 이야기를 한다. “아빠, 우리 반 OO는 오토바이보다 빠르대~” “그래? 차보다는” “어휴~ 차보다는 당연히 빠르지” 아ㅡ 똑같구나. 여전히 허세에 쩔어있는 2022년의 초딩들. 근데, 어른이 된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허세를 부리고 싶은 대상이 달라졌을 뿐이지….

서로의 이야기, 서로의 세상

장재휴
어느 날 지인이 나에게 해 뜨는 사진을 보내왔다. 그것을 본 나의 첫 생각. “어쩌라고” ㅋ 그 일출 사진은 나에게 아무런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다. 하지만 알고 있다. 그 사진을 보낸 사람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그는 해가 떠오르는 그 모습을 보고 가슴이 벅차올랐을 테고, 그 마음을 함께 나누길 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마음까지 사진에 담아서 전달하기는 쉽지 않다. 사진작가는 그걸 하는 사람인 것 같다. 피사체의 모습을 그대로 전달하는 게 아니라, 그것을 봤던 그 순간의 느낌, 감정, 생각, 즉 그만의 이야기를 사진에 담아서 전달하는 것일 테다.

젬베, 삶의 연주

장재휴
어제 고등부 친구랑 젬베 연습을 했다. 오랜만에 젬베를 치고 있다는 그 자체가 너무 신이 나고 행복했었다. 소리 일정한 리듬을 반복적으로 두드린다. 손바닥의 통증은 곧 소리가 된다. 그 소리는 손바닥을 타고 몸 안으로 들어온다. 손바닥과 젬베 가죽이 부딪히면서 일어나는 공간의 미세한 떨림이 피부에 와 닿는다. 젬베 소리는 심장의 고동 소리와 닮아있다. 마치 내 심장의 소리를 듣는 것 같다. 소리를 온몸으로 느낀다. 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그 안으로 쑥 들어가 내가 있는 공간과 하나가 되어 온몸으로 나의 세상을 즐기고 만끽하는 모습이다.

혼란을 겪을 때

장재휴
이게 맞는 걸까? 저게 맞는 걸까?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우리는 늘 혼란스럽다. 하지만 혼란은 그냥 혼란으로 끝나지 않는다. 혼란은,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해준다. 익숙하게 해오던 방식대로 하던 게 더 이상 익숙하지 않고 어색해질 때, 혼란스럽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본다. 이렇게 다양하게 시도하고 실패해 보면서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곧 삶의 기회로 연결된다. 다양한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기회. 처음엔 작은 씨앗처럼 발견되었을 그 모습이, 여러 차례 시도(경험)를 통해 자라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