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해지지 않을 행복

허무해지지 않을 행복이 있을까?
(전도서 2장을 읽고)

행복의 방향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있을 때, 내가 없어져도 그 행복은 다른 사람 안에서 여전히 남아있다.
원래 목적이 그거였으니, 내가 가진 게 사라져도 상관없다. 나로인해 다른 사람이 행복해하는 것으로 이미 보상을 받았다. 그것이 곧 나의 기쁨.
어떻게 다른 사람의 행복을 목적으로 삼을 수 있을까?

2020년 초 회사가 없어졌다. 충격이 있었으나 거기서 걸어나올 수 있었던 건, 회사를 유지하는 것이 거기서 일하는 목적이 아니었다. 함께 일하는 동료가 있는 사무실을 나의 세상으로 정의하고, 나의 세상(사무실)을 변화시키는 것이 매일 출근해서 일하는 목적이었다.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동료를 보는 게 행복이었다. 회사는 망했지만 내 일의 결과는 망하지 않았다. 얼마 전, 그 회사에서 함께하던 동료를 만났었는데, 여전히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그 친구를 보는 내내 기분이 참 좋았다. 그래, 자기 삶을 멋있게 살아가는 저 한 명의 존재가 그 회사에서 4년의 시간에 대한 보상이었다.

여기 회사에 온 지도 일 년 반 정도가 지났다. 여전히 나의 목표는 동료의 변화다.
일 년 전과 다르게 일하고 있는 그들을 본다.
똑같은 일 년을 10번 반복하며 사는 10년 차 신입직원들이 태반인 곳에서, 일년전과 다르게 일하는 이들을 보면 기분이 참 좋다.
이들의 존재가 나의 보상이다.

어떻게 삶의 목적을 내가 아닌 타인에게 둘 수 있을까?
사랑할 때 가능해진다.
결국,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더 행복하게 산다는 결론에 도달하네 ㅋ

사랑하며 삽시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