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여행을 일상처럼, 일상을 여행처럼'

그저께 한국으로 갈 짐을 보냈다.
총 16박스가 나왔다.
16박스. 그걸 듣고 누가 이렇게 얘기한다.
“캠핑처럼 이사하시네요.”

맞다. 캠핑처럼.
한때 여행에 한창 목말라서 여기저기 배낭 메고 막 돌아다녔었는데
2010년 아프리카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면서, ‘그만해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때 들었던 마음이 “여행을 일상처럼, 일상을 여행처럼"이었다.
이제 더 이상 여행지를 떠돌아다닐 필요가 없었다.
일상이 여행지였다.

급하게 짐을 보냈더니, 미처 보내지 못한 짐들이 보인다.
‘아ㅡ 꽤 많네? 이걸 어떻게 가져가지?’
미련이다.
짐 보낼 때 생각나지 않았던 그건, 내 소유가 아니다. 버리자.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고 했던가.
안 보면 아무 생각이 없는데, 보고 나면 괜히 갖고 싶어진다.
미련이다.

싹 비우고, 가볍게 다시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