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되지 않기

지안이가 한창 바느질에 재미 들였을 때가 있었다.
바늘구멍에 실을 끼워 넣어야 할 때마다 나한테 와서 도와달라고 했었다.
그럴 때마다 했던 얘기:
“지안아 이 바늘구멍에 낙타가 들어갈 수 있을까?”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낙타가 이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 보다, 부자가 천국 가는 게 더 어렵대. 부자, 그거 별로 좋은 거 아니야~”
이 얘기를 정말 수도 없이 많이 해서, 내가 바늘 얘기 꺼낼 때마다 지겹다는 표정이다.

어느 날,
“아빠, 내 친구 OO는 엄청 부자던데, 걔는 천국 못 가?”
읔.. 당황했다.
“아니, 꼭 그렇다기보다… ;;; " 대충 얼버무렸…
얼마 전 지안이가 할머니랑 실뜨기하며 놀면서, 할머니한테 부자 어쩌고저쩌고 이런 얘길 한다.ㅎㅎ
아ㅡ 이제 이 얘긴 그만해도 되겠구나.
이 정도면 거의 쇄내 수준이다. ㅋ

밤마다 자기 전 지안이에게 이렇게 기도해준다.
“많이 공부해서 사람들에게 더 많이 나눠주는 사람이 되게 해 주세요”
지안이가, 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돈보다 더 큰 것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부자 되기에 애쓰지 말고 네 사사로운 지혜를 버릴지어다” (잠언 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