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마흔세번째 생일

장재휴
선물 지난 주말 점심을 먹으면서 지안이한테 이번 생일 때 받고 싶은 선물을 얘기했다. “아빠 생일 선물로 너에게 헤드폰을 사주고 싶어.” 이게 꿈인지, 어리둥절해하며 입을 다물지 못한다. 오랜만에 어린아이처럼 좋아한다. “너의 기쁨이 아빠가 받고 싶은 선물이야.” 지안이는 예전부터 헤드폰을 갖고 싶어 했다. 감히 엄두를 못 내고 내 에어팟을 괜스레 탐내곤 했다. 아빠의 생일 선물이 자기의 헤드폰이라니! 바로 교보문고로 가서 SONY 헤드폰을 샀다. 집에 와서도 믿기지 않는 표정이다. 이 여운이 꽤 오래간다. 며칠째 기쁨에 싸여있다.

가슴 쫄깃한 불안함, 반가운 친구

장재휴
# 버스킹을 하루 앞두고 오후에 소연샘한테 일대일 레슨을 받으러 갔다. 불안했나 보다. 새로운 것을 앞두고 드는 불안한 마음. 여러 번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여전히 안절부절못하고 가슴이 쫄깃해 온다. 그래도 여러 번 하다 보니 이 감정과 조금은 친해진 것 같다. 이 녀석, 또 찾아왔네. 오히려 반갑다. 난 무슨 마음으로 버스킹을 한다고 했을까? 찬양 인도자 최세현 목사님도 오신다고 하고, 드러머 국지원 전도사님도 오신다고 하고. 음악으로 난다긴다하는 사람도 많이 지나갈 텐데. 난 무슨 생각으로 한다고 했을까?

새로운 리듬

장재휴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버킷리스트, 버스킹. 진짜로 한다. 첫 번째 연습 때 소연샘이 보사노바 리듬을 알려주었는데 이제 몸에 좀 익었다. 첨엔 도통 안 돼서 종이에 박자를 그려놓고 따라 해야 했다.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반복했다. 잘 되나 싶으면 손이 어긋난다. 좀 익숙해져서 노래에 젖어 들려고 하니 또 박자가 꼬인다. 그러다 점점 몸에 익어갔고 조금씩 내 안에 스며들었다. 리듬이 아직 익숙해지지 않았을 때 노래를 부르려고 하면 박자가 흐트러진다. 노래와 리듬과 몸이 하나가 되어야 그 안에 들어가 즐길 수 있다.

이런 엠티 오랜만이다

장재휴
# 청소년부 교사 엠티 상수동에서 좀 일찍 퇴근해서 강화도로 갔다. 신덕수양관에 도착하니 한쪽에서 왁자지껄 웃음소리가 들린다. 저기구나. 불판 위엔 이미 고기가 올라가 있다. 양손에 콩나물과 상추쌈, 계란 한판을 들고 나타난 나를 다들 반겨준다. 조금씩 챙겨온 재료로 테이블이 풍성해졌다. 장작불의 연기를 머금은 고기로 우리는 마음까지 풍성해졌다. 거기에 계란찜, 콩나물 무침, 볶음밥, 비빔면이 더해진다. 웃음소리가 멈추지 않는다. 공동체를 하나로 만드는 건 역시 밥상이다. 이젠 불멍의 시간. 타오르는 불을 보며 둘러 앉았다. 불 위로 날리는 잿가루(?

장재휴
# 꽃 봄이 오는게 보인다. 아침 옷차림도 가볍다. 먼저 꽃을 피운 나무도 있고 어떤건 아직 앙상한 가지만 드러낸다. 벌써 연두색 이파리를 보이는 성급한 애들도 있네. 일찍 꽃 피운 녀석은 봄 소식을 일찍 알려준다. 늦은 친구는 이 봄을 길게 끌어주겠지. 둘 다 좋다. 자기 꽃은 때가 되면 다 드러날테니까. 온 세상이 예쁘다. 꽃을 좋아하면 나이든 거라던데. 그렇다 치자 ㅋ # 대화 우리 삶이 계속해서 깊고 넓어질 수 있다면, 그 방법은 대화다. 나의 조각난 생각은 대화를 통해 이어진다.

춤의 왕

장재휴
Lord of the Dance 초등학교 때였나 중학교 때였나? 이 찬양을 처음 보았을 때, 약간 충격이 있었다. 좀 이상했다. 그때 정서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었다. 가사도 뭔가 파격적이고 부르다 보면 빠져드는 듯한 멜로디. 이 찬양을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찬미예수] 뒤적이다 혼자 발견한 것 같다. 난 이 찬양이 좋았다. 혼자 5절까지 부르며 등줄기가 찌르르~~ 했던 기억도 있다. 그런 걸 전율이라 그러지. 요즘 애들은 ‘소오~~름’ 이라 그러나? 보수적인 교회에서 듣던 예수의 모습이 아니었다. 춤이라니! 1절 가사는 그렇다 치자.

감사해요 깨닫지 못했었는데

장재휴
감사해요 깨닫지 못했었는데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라는걸 태초부터 지금까지 하나님의 사랑은 항상 날 향하고 있었다는걸 고마워요 그 사랑을 가르쳐준 당신께 주께서 허락하신 당신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더욱 섬기며 이젠 나도 세상에 전하리라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그리고 그 사랑전하기 위해 주께서 택하시고 이 땅에 심으셨네 또 하나의 열매를 바라시며 또, 이 찬양을 부르는데 눈가가 촉촉해졌다. 어린이 부서 예배시간, 꼬맹이들 틈 속에서 이 노래를 따라 부르는데 마음 한켠이 따뜻해져 왔다. 어릴 때 1,2년에 한 번씩 이사를 했다.

나의 젬베 이야기

장재휴
젬베와의 만남 2009년 인도를 여행하다가 처음 젬베 소리를 들었다. 심장이 울리는 느낌이었다.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갔다. 허름한 헛간에서 한 친구가 젬베를 치고 있었다. 이후의 여행 일정을 다 취소했다. 거기 눌러앉아 그 친구한테 젬베를 배웠다. 그 후 아프리카 음악에 관심이 생겼다. 빠져들었다. 이듬해, 아프리카 음악의 정수를 보기 위해 서아프리카 세네갈로 갔다. 거기서 길거리 뮤지션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음악을 배우는 여행을 했다. Amadou와의 만남 2010년. Saint-Louis, 세네갈 북쪽 끝에 있는 해안마을이다. 여기서 Amadou라는 친구를 만났다.

왼손으로 양치질하기

장재휴
며칠 전, 오른쪽 손목 통증이 심해져서 정형외가에 갔다. 이렇게 미련하게 살았다니… 손목 인대가 끊어져 있단다 ㅡ,.ㅡ;; 예~전에 병원에 갔었을 때는 손목뼈 사이가 좀 벌어져 있어서, 양쪽에 나사를 박아서 손목을 조여주는 수술을 해야 한다는 무시무시한 얘길 하길래, 그냥 무시하고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이번에 간 병원에서는, 인대가 끊어져 있어서 인대가 뼈를 잡아주지 못하니 뼈 위치가 자꾸 바뀌는 거라고 얘기한다. 거의 10년을 이렇게 살았다. 수술을 한다고 나아질 것 같지도 않고. 이미 만성이 되어서 당장 큰 효과는 없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