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으로 양치질하기

장재휴
며칠 전, 오른쪽 손목 통증이 심해져서 정형외가에 갔다. 이렇게 미련하게 살았다니… 손목 인대가 끊어져 있단다 ㅡ,.ㅡ;; 예~전에 병원에 갔었을 때는 손목뼈 사이가 좀 벌어져 있어서, 양쪽에 나사를 박아서 손목을 조여주는 수술을 해야 한다는 무시무시한 얘길 하길래, 그냥 무시하고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이번에 간 병원에서는, 인대가 끊어져 있어서 인대가 뼈를 잡아주지 못하니 뼈 위치가 자꾸 바뀌는 거라고 얘기한다. 거의 10년을 이렇게 살았다. 수술을 한다고 나아질 것 같지도 않고. 이미 만성이 되어서 당장 큰 효과는 없겠지만.

꿈을 가지고 살아가기

장재휴
2019년에 썼던 글에서 내가 어떻게 꿈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했었다. 이번 글은 그 이후의 이야기다. 사무실을 나의 세상으로 세상의 변화는 어디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자리에서 조금씩 움직이는 것이다. 크고 멋있게 진행되는 일들은 오래가지 못한다. 아주 조금일지라도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있을 때, 그런 일들만 지속할 수 있다. 결국, 내 옆에서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나와 함께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 갈 사람이다. 2019년, 난 나의 세상을 사무실로 정의했다.

돈의 가치

장재휴
이전 글에서 나에게 있어서 돈이 어떤 의미인지를 적었었다. 2년이 지난 지금, 돈의 가치를 다시 정립해 본다. 돈과 행복의 크기는 무관하다 2020년 초 회사가 망하고 본격적인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중국 로컬 회사로 가겠다고 다짐을 했던 터라, 여기저기 이력서를 돌려보고 닥치는 대로 면접을 보러 다니는 수밖에 없었다. 200여 개의 이력서를 돌렸고, 면접도 50번 정도 봤던 것 같다. (그때의 이야기 👉 새로운 시작) 그러던 중 중국의 한 스트타업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다 좋았는데, 급여가 너무 적었다.

전략이 먹히지 않는 이유

장재휴
전략을 세우는 기준은 현재다. 지금 시점에서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예상해본다. 그리고 예상되는 미래를 준비한다. 다양한 미래가 예상되면 플랜A, 플랜B를 준비한다. 예상되는 미래가 2개 이상일때는? 플랜C, 플랜D, 플랜E,,,를 준비해야겠지. 전략이 먹히지 않는 첫번째 이유는, 앞으로 펼쳐질 미래의 다양함은 우리의 플랜을 넘어선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 그래서 대비할수도 없다. 반응할 뿐이다. 하지만 미래는 한번에 짠ㅡ 하고 나타나지 않는다.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도 전조현상이 있듯, 미래도 전조현상이 있다. 동물들이 그 전조현상을 알아채고 바로 반응하듯, 우리도 동물처럼 전조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있어야 하고 거기에 기민하게 반응해야 한다.

실패로부터 배운 한주

장재휴
여러 일로 허덕이는 한주였다. 사실, 난 월요일날 이걸 인지했었다. 지난 주간회의때, 이번주 해야할 일이 잘 나오지 않았다. 아ㅡ 일주일의 일도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을만큼 불투명한 상태구나. 일단 수요일까지 할일만 정하고 수요일 오후에 다시 얘기해보자고 했었다.(그것도 사실 모호하긴 했었음) 일주일을 예측 못하는 주간이라니.. 이번주는 통제 안되는 일이 빵빵 터질꺼라고 예상을 했었어야 했다. 그리고 난 매일마다 통제 안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어야 했다. 근데 나도 그냥 별 신경 안쓰고 내 할일만 열심히 하며 보냈다.

ChatGPT와 함께 코딩하기

장재휴
여기저기 ChatGPT 얘기로 떠들썩하다. 늘 그렇듯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그걸로 바뀔 미래를 점쳐보느라 바쁘다. 그런 건 잘 모르겠고, 나의 관심은. “그래서 어떻게 하면 개발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을까?” 1인 개발자로, 하이데어를 혼자서 개발하고 있는데. 상당 부분의 일은 단순작업의 반복이다. 많은 부분을 자동화해 놓았지만, 그래도 단순코딩은 여전히 많다. 그런 걸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ChatGPT를 내 부사수처럼, 외주 개발자처럼, 함께 짝코딩하는 동료처럼, 부담 없이 아무거나 질문할 수 있는 전문가처럼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또 한 번, 세상이 뒤바뀌는 시기

장재휴
AI로 인한 변화에 대해 비교적 차분하게 얘기한 듯 (대부분 무슨 판타지 같은 얘기 아니면, 엄청난 공포감 조성. 이런 자극적인 얘기들이 많더라) 난 4차 산업혁명을, “늘 있어왔던 세상의 변화가 엄청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것”으로 정의했었다. 그걸 혁명이라 부르는 이유는, 그 변화의 속도가 정신 못 차릴 정도로 빠르다는 것. 기술이 변함에 따라 일자리가 없어지는 건 늘 있어왔던 일이다. 이제는 우편배달부, 신문 배달, 이런 일은 없어졌고. 좀 더 앞 시대를 생각해보면 지게꾼, 인력거 끄는 사람, 장돌뱅이, 이런 직업도 사라졌다.

부자 되지 않기

장재휴
지안이가 한창 바느질에 재미 들였을 때가 있었다. 바늘구멍에 실을 끼워 넣어야 할 때마다 나한테 와서 도와달라고 했었다. 그럴 때마다 했던 얘기: “지안아 이 바늘구멍에 낙타가 들어갈 수 있을까?”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낙타가 이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 보다, 부자가 천국 가는 게 더 어렵대. 부자, 그거 별로 좋은 거 아니야~” 이 얘기를 정말 수도 없이 많이 해서, 내가 바늘 얘기 꺼낼 때마다 지겹다는 표정이다. 어느 날, “아빠, 내 친구 OO는 엄청 부자던데, 걔는 천국 못 가?

2022년 돌아보기

장재휴
얼마 전 12월. 7년의 중국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들어왔다. 중국에서 이삿짐을 받아 일산 집에서 새로 세팅을 쭉 했고, 지안이는 한국 학교 2학년으로 전학을 시켰다. 하이데어 한국 사무실로 출근하며 팀 분위기도 달라졌고, 본격적으로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했더니.. 어느덧 12월 31일이더라. 2022년 막바지에,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할 시점에, 그런 거 다 건너뛰어 버리고, 아직 2022년이 안 끝났는데, 나 혼자 그냥 새해를 시작해 버린 것 같았다. 지금까지는 12월이 되면 의식적으로라도 시간을 내어 한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한해를 돌아봐야 할 시점에 그냥 다음 스텝을 시작해버렸다.

잘 헤어지기

장재휴
나이가 들어가면서 헤어지는 경험을 종종 하게 되는데, 여러 번 해도 익숙해지지 않은 게 헤어짐이다. 헤어짐의 순간은 여전히 어색하다. 좀 더 세련되고 매너있게, 멋있는 마무리 멘트도 날려가며 폼나게 헤어지고 싶은데, 너무 어색해서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떻게 어색하지 않게 잘 헤어질 수 있을까 생각해보다가. 헤어지는 것 자체가 편하지 않고 어색한 것인데, 어색한 순간을 어떻게 어색하지 않게 보낼 수 있겠어? 어색하고 서툰 그 모습 그대로 헤어지는 게 가장 잘 헤어지는게 아닐까? 솔직한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고 가는 거.